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문제를 둘러싼 첨예한 대립으로
WTO 기구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손상을 받고 있으며 곧 시작될 무역자유
화 협상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4일 회의에서 단일후보 추천에 실패한 WTO 일반이사회는 6일
다시 만나 지난달 30일 4년 임기를 끝낸 전임 레나토 루지에로 사무총장
의 후임 선출과 관련한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
다.
그러나 1년이상 경합해온 수파차이 파닛차팍 태국부총리와 마이크
무어 전 뉴질랜드 총리중 어느 한쪽이 쉽사리 물러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공개된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어 총리는 62개국, 수파
차이 부총리는 59개국의 지지를받는 등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수파차이 부총리를 지지하는 아시아 국가와 무어 총리를 밀고 있는
미국의 대결로도 간주되고 있는 사무총장 선출 경쟁은 회원국간 합의와
협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온 전통을 갖고 있는 WTO에 오랫동안 지워지
지 않을 상처를 줄 것으로 보인다.
탄자니아 무역대사인 음후모 일반이사회 의장은 지난 4일 수파차이
가배제될 것이며 무어가 단일후보로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수파차이
지지국가들은 "무어에 대한 콘센서스도 없다"고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었
었다.
수파치이 부총리 지지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동남아 국가연합(아
세안) 회원국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부당한 결정이 취해질 경우 11월 시
애틀에서 개최될 각료회담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과 EU는 시애틀 각료회담에서 노동기준과 환경정책, 경쟁저해
상행위 근절대책 등 광범위한 문제를 다루는 새로운 무역라운드 협상에
들어가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상당수 아시아국가들은 수파차이 후보를 배제하려는 미
국의 기도에 실망해 노동과 환경 문제를 WTO의 틀내에서 논의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이 때문에 WTO 내부에서는 수파차이와 무어 두후보를 모두 물러나
게 하고 새로운 제3의 후보를 내세우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
으나 이또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다 현재와 같은 대결구도에서는 모
두가 만족할 인물을 찾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