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의대 야구팀 김민호(38) 감독은 여전히 털털한 모습이었다. 합
숙소에 '추리닝' 차림으로 있던 그는 기자가 도착하자 "신문에 나오려면
유니폼을 제대로 갖춰 입어야 한다"며 부산을 떨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4번타자 출신인 그는 올해 동의대 야구팀 창
단감독을 맡아 일대 사건을 일으켰다. 1학년으로만 구성된 팀이 지난달
데뷔 무대인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에서 강팀을 잇따라 격파하고 8강
에 오른것.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4일의 봄철 연맹전에 대비, 경남 진해에서
맹훈련을 하고 있었다. 하루 200개씩의 개인 배팅과 수비 연습이 새벽부
터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김 감독도 그라운드를 함께 뛰며 땀을 흘렸다.
선수시절 걸쭉한 농담과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자갈치'란 별명을 얻었
던 그는 유달리 선수들을 아낀다. 대표적인 예가 첫 대회 1-2차전을 역투
한 에이스 정성기(19)를 3차전에 출전시키지 않은 것. 김감독은 "한두 해
뛰고 말 것도 아닌데 혹사시키면 선수생명이 그만큼 짧아진다"며 "작년초
부터 전국 고교대회를 찾아 다니며 내 손으로 뽑은 선수들이라 애정이 남
다르다"고 했다.
동계훈련 때는 박정태, 공필성 등 그와 친한 프로 후배들이 찾아와 선
수들을 지도해 주기도 했다. "타격 폼에 껌 씹는 스타일까지 김감독을 포
함해다들 특이한데 후배 선수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하고 농
담을 건네자 "무조건 내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각자의 장점을 살려주려
애쓴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실력과 노력이면 3학년이 되는 내후년쯤
전국대회 우승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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