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가방을 사려고 백화점에 갔을 때 일이다. 디자인이 무난한
가방을 하나 골랐는데 하필 그 가방에 흠집이 있었다. 점원은 창고까
지 뒤져봤으나, 진열된 것 외에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곤 "운반 과
정에서 생길 수 있는 흠집이고,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며 퉁명스럽
게 말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고참인 듯한 한 점원이 다가왔다. "다른 매장
에 그 제품이 있는지 알아보고 다음주 수요일에 전화를 드리겠다"며
주문계약서를 가지고 왔다. 돈을 먼저 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나는 "돈을 지불하고 나서 혹시 물건을 못 구하거나, 주문한 것에도
흠집이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그 점원은 "가방이 구해질
때쯤에는 세일기간이 될 것 같으니, 주문만 하고 계산은 그때 하라"
고 말했다.

며칠뒤 퇴근 무렵 전화를 받았다. 그 점원이었다. "약속한 날이
되어 전화 드렸다"며 다른 매장에서도 아직 못 구했으니 찾는 대로
전화를 드리겠다는 것이었다. 바로 다음날 전화가 왔고 "가방을 구했
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매장에 갔을 때는 세일기간이었다. 가득찬 손님으로 정신이 없었
다. 그럼에도 그 점원은 나를 알아보곤 활짝 웃으며 말했다. "오래
기다리셨죠. 죄송합니다. 같은 가방이 없어서 조금 늦었어요. 이상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시죠.".

요즘도 매장을 지날 때면 그 점원을 찾으며, 그 백화점을 애용하는
단골고객이 되었다.

(김은미 28·부산지방병무청 총무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