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 필드] 캄보디아에서 고문과 학살을 주도해온 전
크메르 루즈군 보안총수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서부 캄보디아에서 살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더치라고 불리는 56세의 이 남자는 크메르 루주 치하의 1975∼1978년 국내 담당
보안국장 겸 악명높은 투올 슬랭 수용소장으로 있으면서 최소한 1만4000명에
대한 고문 테러 및 집단 학살을 지휘한 인물로 1979년 정권 몰락 이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그는 가명을 쓰는 은둔 생활 속에서 기독교에 귀의한 뒤 국제 자선기구
등에서 작년말까지 일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그가 홍콩에서
발행되는 시사 주간지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기자와의 인터뷰에 응해 자신의
과거를 폭로함으로써 밝혀졌다. 그는 변명에 급급한 크메르 루주의 다른
지도자들과 달리 집단 학살 등에 관여한 죄상을 인정하고 참회했으며 국제 법정에
회부되길 희망한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캄보디아내에선 그의 출현을 통해 최소한 300만명까지 살해당한 것으로 추산되는
킬링 필드 학살의 내막이 파헤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치는 {대량학살을
계획하고 실행한 첫번째 원흉은 폴 포트, 두번째는 크메르 루주의 이론가인 누온
체아. 세번째는 군사령관 타목}이라고 지적하고, {학살은 당 중앙위원회 차원에서
결정됐고, [누구든 체포되면 죽어야 한다]는 것이 당의 규칙이었다}고 말했다.

전직 교사 출신으로 크메르 루주에 가담한 그는 당시 투올 슬랭 수용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캄보디아인들을 사상 개조 또는 미국과 베트남의 첩자라는
명목 등으로 구금했었다. 수용자들은 족쇄에 채워진 채 고문에 시달렸으며 결국
프놈펜 교외 밖에서 집단 처형되고 말았다. 이 수용소을 거쳐간 사람 중 생존자는
7명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메르 루주는 작년말 캄보디아 정부군에 의해 궤멸됐다. 작년 4월 사망한 총수
폴 포트 밑에서 2인자로 군림했던 타목은 현재 붙잡혀 재판을 기다리고 있으며,
키우 삼판, 누온 체아 등 다른 지도자들은 자진 투항한 대가로 시골에서 자유롭게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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