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극장가 최대 성수기. 규모 큰 블럭버스터들이 일제히 간판을
내걸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오락 대작들은 벌써부터 개봉 일정을 놓고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올해 여름시장을 겨냥한 첫 대작은 키애누 리브스가 주연한 SF '매트
릭스'. '쉬리' 관객몰이 속에 이렇다할 히트작이 없던 극장가에 5월15일
상륙해 블럭버스터 전쟁에 불을 붙인다. 화려한 홍콩영화식 액션에 정밀
한 할리우드 특수효과를 합쳐 가상현실을 다뤘다.

본격 경쟁은 6월26일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부터
시작한다. 조지 루카스가 16년만에 잇는 '스타워즈' 시리즈. 미국시장에
서 '타이타닉' 기록을 깰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는 올해 최고 화제작이
다.전편보다 몇십년을 거슬러 올라간 과거 이야기를 다룬다. 미국에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겠지만, 상대적으로 이 시리즈에 냉담했던 한국 관객
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켜볼 일이다.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는 '멘 인 블랙'으로 독특한 유머와 기발한
상상력을 과시했던 베리 소넨필드의 신작이다. 윌 스미스와 케빈 클라인
이 악당케니스 브래너에 맞선다.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처럼 TV 시리즈
를 옮긴 '형사 가제트'는 특수장비들로 악당을 물리치는 형사를 코믹하
게 다룬다. '다이하드' 존 맥티어넌의 신작 '서틴 워리어'는 바이킹을
내세운 사극 액션.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했다. 조 단테 '스몰 솔저'
는 장난감 세계 전쟁을 소재로 삼았다.

올해엔 스릴러가 강세를 띤다. '스피드' '트위스터'의 얀 드봉은 '헌
팅'으로 새 장르에 도전한다. 초자연적 사건에 관심을 지닌 전문가 4명
이 유령흉가에서 겪는 일을 다룬다. '클리프행어' '롱키스 굿나잇' 레니
할린의 '딥 블루 시'는 식인 상어 이야기. '머미'는 부활한 이집트 미라
를 그린 고전적 스릴러다. 조셉 러스낵 '13층'과 데이빗 크로넨버그 '이
그지스턴즈'는 '매트릭스'처럼 가상현실을 독특한 상상력으로 그린다.

안소니 홉킨스 주연 '인스팅스'는 인간의 살인본능을 추적한다. 공포영
화로는 '스크림 2'가 눈길을 끌고, 존 카핀터 '뱀파이어'와 20년만의 속
편'할로윈:H20'도 기다린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올해 '타잔'을 내세운다. 예전 작품들보다 역동
적인 액션이 많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로맨틱 코미디 '런어웨이 브
라이드'와 '노팅 힐'도 액션-스릴러 일색 여름시장에서 일정 몫을 챙길
것이다. 프랑스 사상 최고 제작비를 들인 대작 사극 '아스테릭스'도 개
봉을 앞뒀다.

한국영화에선 제작비를 많이 들인 '자귀모' '유령' '용가리'가 돋보
인다. 김희선 이성재가 주연한 '자귀모'는 귀신 세계를 화려한 특수효과
로 담은 판타지 멜러 영화. 최민수 정우성이 공연한 '유령'은 핵잠수함
내 갈등과 대결을 다양한 특수촬영으로 소화한 이색 스릴러다. 100억원
넘는 제작비에, 이미 수출계약 272억원을 성사시킨 심형래의 '용가리'도
얼마큼 높은 완성도를 보여줄지 관심거리다. 안성기 박중훈 장동건 최지
우로 화려하게 캐스팅한 이명세 액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20세기 초
엽제주도 민란을 유장하게 그리는 박광수 감독 '이재수의 난', 비디오에
담긴 저주를 다룬 '링'도 기대를 모은다.
(* 이동진기자 djlee@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