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여름 유럽 배낭여행때 독일 님펜부르크 궁전을 찾아갔었
다. 뮌헨 근교의 이 궁전이 기억에 남는 것은 궁전이 예쁘기도 했
지만 그곳으로 찾아갈 때 있었던 일 때문이다.
버스를 타고 궁전으로 갔었는데, 지리를 잘 몰라 버스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에게 살짝 물어봤다. 그러나 그 아저씨가 큰 소리로 말
했고, 버스 안에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어디에서 꼬마아가씨를 내
려줘야 할지'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기 시작했다. 결국은 운전사 아
저씨가 님펜부르크에서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 도착한 뒤 친절히 안
내해줘서 무사히 내릴 수 있었다.
님펜부르크에 가는 길은 조용한 주택가였다. 지나가던 동네 할
머니에게 길을 물었다. "림펜부르크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할머니는 언짢은 표정을 지은 뒤 또박또박 영어로 말했다. "따
라해 보거라. 님-펜-부-르-크." 우리가 정확하게 따라하자 그제서
야 만족한 듯 "너희들이라면 다른나라 사람들이 너희 나라 유적지
이름을 잘못 알고 있으면 기분 좋겠니"라고 말했다. 그리곤 가던
길과 반대방향인, 그것도 한참 떨어진 궁전앞까지 우리들을 안내했
다. 할머니는 우리에게 잘 보고 가라는 인사말도 건넸다.
친절도 친절이지만, 자기 마을의 유적지에 대한 자부심에 고개
가 숙여졌다. 글로벌 시대, 세계화의 첫걸음은 우리를 사랑하고 자
랑스러워 하는 마음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더욱
아름답고 세련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 16·서연중3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