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정부에서 외무부 의전국 소속 크리스티앙 뒤낭 대사(49)는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들을 맞이하고 지원하는 일을 맡고 있
다. 뒤낭 대사는 지난 24일 제5차 한반도 4자회담 개막연설을 통해 ▲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세미나 개최 ▲남-북한 사이 인도적 회랑
설치 등 스위스 정부의 제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4자회담이 열리
고 있는 곳과 같은 건물인 제네바 국제회의센터 내의 집무실에서 27
일 기자를 만나 "한반도 4자회담이 구체적인 성과를 달성하도록 스위
스 정부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사께서는 4자회담 개막연설에서 '세미나 개최','인도적 회랑
설치' 등 스위스 정부가 적극적 역할을 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그
배경은.
"스위스는 전통적으로 중립적 영토에 각종 국제회의를 초치하고
지원해 왔다. 그러나 우리는 호텔 주인 노릇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들이 논의하는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실제적인 협력을 하고
우리의 경험을 나누기도 했다. 작년 10월 4자회담 때 우리는 북한의
비참한 상황을 돕기 위해 육로로 인도적 지원 회랑을 설치하자고 제
안한 바 있다. 우리는 경험도 많고 그 방면에 전문가도 있다. 우리는
이같은 인도적 회랑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감시기능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폰서를 구하는 일도 맡
을 수있다. 다만 이것은 우리 혼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4자가 찬
성하면 좋고, 무엇보다 남-북한이 앞장 서 주어야 한다.스위스는 1975
년 OSCE 창설 멤버였고, 96년에는 의장국을 맡기도 했다. 우리는 군
사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문제, 군사시설, 군장비 이동 등의 상호
교환감시, 그리고 궁극적으로 군사적 신뢰를 확보하는 조치들에 대해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한반도 4자회담 당사자들과
공유하고 싶고, 따라서 4자회담에 성과가 있도록 하고 싶다. 그것은
세미나, 현장방문, 설명회 등등 어떤 형태든 상관없다.".
--남-북한, 혹은 이번 4자회담의 의장국인 미국으로부터 답변이
있었나.
"우리의 적극적인 제안에 대해 감사하다는 뜻은 전달받았으나 공
식적인 답변은 없었다. 우리는 스위스 정부의 아이디어를 던진 것이
다. 항상 출발은 작은 걸음부터 시작된다. 한꺼번에 다 이루어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스위스 정부는 4자회담을 위해 장소 제공 등 지원을 하고 있다.
별도 예산이 있는가.
"4자회담을 지원하기 위해 의회에 특별 예산을 승인받는 것은 아
니다. 스위스의 정부 예산에는 해마다 '평화를 위한 행동 예산'이라
는 게 있고, 그중 일부가 4자 회담에 지원된다. 특히 북한 대표단의
왕복비행기표와 숙박비 일체를 우리가 부담한다. 1년에 대략 50만 스
위스프랑(4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뒤낭 대사는 "4자 회담 대표들이 항상 자기집에 온 것 처럼 친숙
한 환경속에서 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4자회담
에 구체적인 성과가 있기를 빌겠다"고 말했다. 제네바 출생인 그는
'국제적십자운동의 아버지' 앙리 뒤낭과 같은 집안으로 손자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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