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경기경찰청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전날 저녁 경기도 수
원시 팔달구 B갈비집에서 열린 간부 회식자리에서 윤모(55) 폭력계장이
술에 취해 윤웅섭 경기경찰청장의 머리를 음료수 병으로 때린 돌발사건
이 생긴 탓이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윤웅섭 청장은 "오전엔 쉬겠다"며 출근을하지
않았다. 경기경찰청은 안계장에게 사표를 요구했고, 안계장은 사표를
제출한 뒤 일찍 퇴근했다.
사건은 단순했다. 윤 청장은 27일 저녁 계장급 30여명을 불러 회식
자리를 마련했다. 안 계장이 과음하자 동료 직원들은 그를 밖으로 데리
고 나가려 했다. 그때 윤 청장이 그를 보고 "술 한잔하라"고 불러 세웠
다.그러자 안 계장은 청장 앞에 다가가 갑자기 식탁에 놓인 음료수병으
로 윤 청장의 이마를 내리쳤다.
"술이 문제지요. 술 주정에 대비해 미리 멀찌감치 앉도록 했어야 했
는데…." 경기경찰청 간부들은 청장이 봉변을 당한 것을 일제히 안 계
장의'술버릇'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단순 술주정이라기보다 그동안 쌓인 '인사 불만'의 폭발이라
는 해석도 나돌고 있다. "청장과 말다툼한 것도 아니고 갑자기 다가가
병으로 내리쳤으니, 뭔가 사연이 있지 않겠어요.".
3년째 경찰청 폭력계장으로 근무한 안 계장은 경정 7년차로 올해'총
경'승진 대상이었으나 누락돼 여러 차례 불만을 토로했다고 주변에서는
전했다.
술주정이건 인사불만이건 있을 수 없는 '하극상'에 경찰관들은 수치
심을 감추지 못했다.
"기강이 풀려도 한참 풀린 것 아닙니까. 아무리 불만이 있기로서
니….".
한 고참계장은 청장 폭행사건이 일어난 바로 그날, 경찰서 무기고에
서 엽총을 훔친 양평경찰서의 한 경찰관이 감사담당관실의 수차례 소환
요구에"내가 왜 가냐, 너희들이 오라"며 거부하다가 전격 구속되기도
했다며 얼굴을 찌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