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를 띄워 장을 담그듯, 종이죽과 물감-먹을 이용해 부조형태의
작품을 창작해온 한국화가 임효(44). 그가 99년 선미술상 수상작가로
선정돼,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선화랑(02-734-0458)에서 기념전시회
를 연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눈발이 흩날리는 날, 초승달을 보며 고향
생각을 하는 느낌을 담았다"고 표현한 2000호 크기의 대작 '해는 져
서'를 비롯, '어머니의 품''바람에 실려온 꽃내음''보름날에 오신 님'
등 신작 한국화 25점이 출품된다.
"시골(전북 정읍)서 자란 저는 된장 청국장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림의 뿌리를 우리 음식문화에서 찾아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지요.".
홍익대와 대학원을 나온 임효 작품의 특징은 독창적인 종이작업.
"종이죽을 만들어 입체감을 내고, 꾸덕꾸덕한 상태에 색깔을 입힙니
다. 이어 종이죽을 다시 얇게 덮고, 아래에 있는 먹이나 물감이 위로
번져 나오도록 하죠. 이런 과정을 반복해 원하는 상태에 이른 뒤, 화
룡점정의 마지막 가필을 해 완성합니다. 주로 쓰는 물감은 갈물, 치
자물, 홍화물 등 천연물감이에요.".
94년 방콕 UN ESCAF(아시아태평양 경제이사회) 본부에 걸어둘 작
품으로 당시 외무부가 임 씨 작품 '일월도'를 추천했을만큼, 그의 작
품은 현대적이면서도 한국적 힘과 정서를 잘 대변한다는 평을 듣는
다. 윤진섭 호남대 교수는 "임 씨는 89년 조선일보 미술관 초대전에
서 '그림굿'을 선보이며, 수묵화의 사경에서 벗어나 기의 표출에 관
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회화적 요소에 조각적 요소를 가미, 시각
뿐 아니라 촉각적인 면까지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선미술상은 선화랑이 한국화 서양화 조각 분야에서 35∼45세의 젊
고 유능한 작가를 매년 한명씩 선정, 5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초대전
을 열어주는 제도. 올해가 13회로, 민간화랑이 제정한 상으론 가장
오래되었다. (* 진성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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