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축구가 무섭게 달려 가고 있다. 20년에 걸친 치밀한 준비 끝에
탄생한 J리그, 그리고 유-청소년 육성프로그램은 세계청소년축구 결승
진출이라는 탐스런 열매를 맺었다. 일본축구 도약의 비결을 알아본다
(편집자).

일본축구의 약진은 93년 J리그 출범때 선언한 '백년구상'이란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축구를 통해 팬들에게 행복한 삶을 제공하겠다'는 모
토를 내건 '백년구상'의 실체는 선수 저변확대 등 어찌보면 누구나 생각
할수 있는 중장기 계획이다. 그러나 이를 시스템으로 뒷받침, 어떤 경우
에도 이 구상이 앞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 '말의 잔치'
만하다 흐지부지되는 한국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작년 일본축구협회가 경기력 향상을 위해 발간한 '강화 지도지침'이

란 책자를 보자. 제1장 제1편 제목이 '유소년팀 강화의 필요성과 의의'.

'장기적인 안목에서 선수를 육성하고, 기본기를 갖추게 한다'는 큰
방법론은 한국축구와 비슷하다. 하지만 '선수육성 프로그램' 등 각론에
들어가면 그 치밀한 준비와 연구, 투자 등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내셔널 트레이닝 센터(National Training Center)'.

이센터는 장소나 건물이 아니라 선수양성 프로그램이다. 일본은 선수
공급을 전적으로 학교 축구부에 의존하는 한국과 달리 J리그 산하 유스
(Youth)팀이라는 또 다른 '젖줄'을 지니고 있다. 청소년들은 12세, 14세,
17세 등 연령별로 지역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하다 성과에 따라 47
개 광역지자체 트레이닝 센터로, 다시 북해도, 관동, 동북 등 9개 지역
트레이닝 센터로 단계를 밟아 올라간다. 한마디로 시골의 우수선수는 모
두 내셔널 트레이닝 센터로 합류케 되어 있다.

나이지리아서 맹활약한 이나모토와 사카이는 유소년팀출신으로 이 시
스템이 배출한 '작품'이다. J리그 출범당시 이들은 12∼13세. 감수성이
예민할 때 브라질 지코 등 세계적 스타들이 일본땅에서 뛰는 모습을 보
면서 축구에 대한 꿈을 키운 세대다.

마이니치신문의 사이토 마사하루 축구팀장은 "오노 신지 등은 이하
라, 아키타 등 현 일본대표팀의 30대 주축들과는 차원이 다른 축구를 한
다"고 말했다.

J리그로 닻을 올린 '백년구상'은 이렇듯 일본의 축구환경을 100% 바
꿔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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