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은 16일 가택연금 중인 칠레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83)를 다시 체포했다. 이는
영국 정부가 오는 30일 피노체트에 대한 스페인
신병인도 절차에 착수키로 한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피노체트는 조기 귀국의 한가닥 꿈이
무산됐다.

잭 스트로 영국 내무장관은 15일 {피노체트
집권기간중의 고문 등 잔학행위만으로도
신병인도가 가능하다}며, {인도절차 진행을
허용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최고법원인 상원
재판부는 지난달 {영국이 고문반대 국제협약에
조인한 88년 이전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없다}며 피노체트의 제한적 면책특권을
인정했다. 그러나 영국 내무부는 여타
범죄혐의만으로도 이른바 [기소(기소) 유지]가
가능하다며 사실상 상원재판부의 판시에 불복, 칠레
송환 가능성을 뒤집었다.

피노체트는 지난해 10월 영국 방문 도중 17년간

집권기간 중 고문 살인 등 인권침해 혐의로

체포됐고, 신병 인도작업과 변호인측 법적 대항

공방이 계속돼왔다. 영국 상원은 지난해 11월

국가원수 면책특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재판부에 국제인권단체 관계자가

포함됐다는 변호인측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올해초

재심에 들어갔었다.

피노체트가 이달 말로 당장 스페인에 넘겨지는 것은
아니다. 신병인도 저지를 위해 수개월 또는 수년간
법정 투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인도되더라도 영국 상원 재판부 판시에 따라
89∼90년 2년간의 범죄혐의에 대해서만 단죄를
받게 돼 중형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고령의 나이로 그 때까지 신체의 자유를 빼앗긴 채
죄수와 같은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적지 않은 고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즉각 {영국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발표했고, 국제사면위원회(AI)와 [휴먼라이츠 워치]
등 세계 인권단체와 피노체트 반대파들도 {73년
유혈쿠데타 집권 후 3000여명을 살육하고도 25년간
면죄부를 받아온 그를 이제야 처벌할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그러나 피노체트 문제가 쉽게
종결되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한다. 고령에 따른
병사(병사) 또는 자연사, 그 직전 상황에 몰리기
전까지 지리한 법적 공방이 계속되다가 비참한
말로로 끝맺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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