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주식 상한가 행진이 활황 선도…시가총액 100조 눈앞 ##.

♧ 4월9일 코스닥 시장. 출발은 다소 하락세였다. 전날 90.15로 마감
됐던 코스닥 지수가 이날은 시작하자마자 0.5포인트 하락했다. "7일이
나 연속 상승했으니 이젠 좀 쉬어가도 되는 건가?" 증권사 객장을 찾
았던 일부 코스닥주식 투자가들은 그래도 여유있는 표정으로 소파에
몸을 기댄다.

코스닥 시장은 또 하나의 증권시장이다. 예전에는 증권거래소 밖에
서 거래된다는 뜻에서 '장외 시장'이라고 했지만 코스닥 관계자들은
'장외시장'이란 말을 싫어한다.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은 별개의 전혀
다른시장이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는 종목과 비교해
보면 코스닥에 상장하는 종목들은 아직 자본금 규모도 작은 경우가 대
부분이고, 간혹 일부 규모가 큰 종목들이 있어도 이 경우는 소액주주
에게 주식분산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실제 유통주식은 많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권거래소에서 수신호를 보내가면서 주식거래를 하던 일
이 이미 옛날 일이 된 것처럼, 코스닥 시장도 따로 거래소가 있는 것
은 아니다. 보통 증권사 객장에서 코스닥 종목 담당자를 찾아 거래를
하면된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다소 약보합으로 출발했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
날까지 연속 7일 상승에다가 연중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니 투
자자들도 그다지 마음 졸일만한 상태는 아니었다. 게다가 코스닥 지수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코스닥 지수는 현대중공업, 평화은행,
하나로통신 등 덩치가 큰 몇몇 주식들이 주도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
들이 투자하는 대부분의 종목과는 그다지 관계가 크지 않을 경우도 많
다. 이날 개장 직후 주로 거래를 주도한 것은 은행주들과 하나로 통신
등이었다.

4월 들어 서울 주식시장에서는 서서히 은행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대량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처음에는 주택은행·하나은행·국민은행
등 합병 우량은행 주식이 주요 거래대상이 됐지만 점차 지방은행 주식
으로까지 매기가몰리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이날도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평화은행과 기업은행 등 두 개의 은행에도 일부 발빠른 투자가의
매기가 몰렸다. 벤처주식들은 장 직후에만 반짝 했을 뿐 오전장 내내
힘을쓰지 못했다.

지지부진하던 코스닥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은 것은 11시가 넘어서였
다. 주식시장이 연 8일째 상승하고 있다는 점과 앞으로도 상승여지가
많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전반적으로 시장분위기가 좋아졌다.

전날 현대전자 주가조작설이 나오면서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현대
중공업은 주가가 빠졌었는데, 서울 주식시장에서 현대그룹 주가가 다
소 반등하면서 코스닥의 현대중공업 주가도 반등했다.

코스닥 지수는 12시쯤 전날보다 2포인트 정도 오른 92.12를 기록했
다. 코스닥은 서울증권시장과는 달리 점심시간 휴장이 없다. 이때까지
의 거래량은 600여만주.

같은 시간 동안 거래가 진행되고 전장을 마감한 증권거래소 시장의
거래량은 1억9323만주였다. 코스닥의 거래량은 서울주식시장의 약 30
분의 1에 불과했던 셈.

그러나 그래도 코스닥 시장은 지금 사상 최대의 호황을 이루고 있
다.

코스닥 시장의 98년 한해 동안 전체 거래량은 2억565만주. 올해는
지난 9일까지 누적 거래량이 2억4457만주로 이미 한해 동안 거래된 거
래량을 이미 넘어섰다. 거래대금도 1조277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1조
6072억원)의 79.4% 수준까지 온 상황이다. 시가총액도 지난 연말에 비
해 25.5% 증가한 99조원에 달해 100조원을 눈앞에 두게 됐다.

4월 들어 하루 평균 거래량이 지난해의 8배 수준인 580만주에 달하
고 있다.

원래 코스닥시장은 증권거래소 시장에 비해 거래량이 적게 돼 있다.

서울주식시장이 최대의 활황세였던 작년말∼올해초의 하루 거래량이
거의 4억주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스닥에서 1년 동안 거래해도
주식시장 하루치거래량도 안되는 수준.

그 이유는 주식시장의 세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기관투자가·외국인·
개인중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투자가와 외국인들의 주식거래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소 고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개인투자가들과 달리 기관투자가들은 고객의 재산을 관리하는 입장이
기 때문에 위험자산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코스닥 상장종목들 중 상당
수가 '벤처'라는 종목명에 걸맞게 아직 전도가 확실해 보이지는 않는
기업들로, 투신사 등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이 내규를 통해 코스닥 상
장 종목에는 투자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코스닥의 외국인 거래는 작년까지만 해도
현대중공업 한 종목에만 집중돼 있었다. 한마디로 코스닥종목은 환금
성이적다는 치명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던 코스닥이 새롭게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말에서 2월
초이다.

올초부터는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주식이 큰 붐을 이뤘다.미국의 경
우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amazom.com)'의 주가 총액이 미국 최대 서
점체인망인 '반즈앤드노블스'보다 8배나 높고, 일본에서는 정보검색회
사 '야후(Yahoo)'의 일본지사 주가가 연초부터 주당 1억원 이상에 거
래됐다.

이 바람은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발빠른 투자가들은 코스
닥 시장으로 이동하며 인터넷 관련 주식을 사들여 골드뱅크 등 몇몇 주
식이 15일 이상 상한가를 기록하며, 코스닥시장 거래량이 예년의 10배
로 많아진 것.

그러나 이때의 붐은 일과성으로 지났다. 급상승한 종목들이 그야말
로 모험성이 짙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주가는 급속히 꺼져들어갔다. 그
러나 코스닥시장은 3월말 들어서 서울주식시장과 함께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시중 금리가 장기적으로 하향안정화 추세를 보이자 투자할 곳을
잃은 자금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며 그중 일부가 코스닥으로도 밀려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기관투자가들도 코스닥 시장을 두드렸
다. 결산을 마친 3월 결산법인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작업을 진
행하면서 코스닥기업 매수에 손을 뻗치고 있다.

사실 1∼2월의 1차 붐 때는 매수세가 시가총액이 낮은 소규모 인터넷
주식으로만 몰렸기 때문에 코스닥 지수 자체는 그다지 오르지 않았다.

가장 열기가 뜨거웠다던 2월 2일에도 지수는 80 정도였다. 연초에 비해
서 4포인트도 올라가지 않았던 수준. 그러나 이번에는 대형종목으로 매
수세가 옮겨가면서 코스닥지수 자체가 올라가고 있다. 연초와 대비해서
20% 이상 상승하고 있다.

4월 9일의 코스닥지수는 결국 전날보다 2.51 포인트 상승한 92.66으
로 마감됐다. 8일 연속 상승에 연중 최고치 기록 경신. 기타로 분류된
업종을 제외한 전업종이 상승했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983만주와 772
억원으로 전날처럼 거래량 1000만주를 넘지는 못했지만 활황세를 이어
갔다.

코스닥 상장 2개 은행인 평화은행 기업은행이 동반강세를 보였으며
쌍용건설도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건설업종이 오전장부터 강세
를 보였던것도 이 때문. 전일 현대전자 주가조작설로 약세를 보였던 현
대중공업도 결국 다시 기관매수세가 들어오며 상승반전한 채 장마감을
맞았다.

투자자들은 "올라가니까 좋기는 하지만 조금씩 불안한데…"라는 반응
들을보이며 하나둘씩 객장을 떴다. 지난 2월의 인터넷 주식 붐 때는 단
숨에 급전직하하는 바람에 오히려 손해를 본 사람들도 많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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