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저녁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제36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의 최고
영광은 [아름다운 시절]에 돌아갔다.

국제영화제에서 기록적인
수상실적을 올렸던 [아름다운 시절]은 대종상 작품상과 감독상까지
차지함으로써 영화적 성과를 국내외적으로 공인받았다. 일대 신드롬을
일으키며 서울에서만 2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쉬리] 역시
연기상과 기술분야상을 휩쓸며 흥행 못지 않은 상복을 과시했다.


심은하는 작년 12월 열린 청룡영화상에 이어 대종상에서도 여우주연상과

인기상을 한손에 거머쥐며 현재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여배우임을

증명했다. 분홍 드레스를 입고 나와 집중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심은하는

"너무 어지러워 기절할 것 같다"며 기뻐했다. 그는 "[8월의 크리스마스]로

영화가 무엇인지 배웠고 [미술관 옆 동물원]으로 영화를 사랑할 수 있게

됐다"고 두 작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쉬리]에서 열연을 펼친 최민식은 대종상에서 처음 남우주연상을 받는
기쁨을 누렸다. "[쉬리]팀과 술 한잔 하고싶다"고 말문을 연 최민식은
영화 속 8군단 요원으로 출연했던 배우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음지에서
고생한 조연배우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시상자로 나선 한석규는
"남우주연상에 [쉬리]의 최민식 형님"을 크게 외쳐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이날 시상식은 우여곡절 끝에 1년6개월만에 열렸다. 대회를 공동주최했던
삼성이 96년 [애니깽] 작품상 선정을 둘러싼 논란 끝에 손을 뗐고, 다시
후원자로 나선 쌍방울이 부도로 물러서는 바람에 98년 행사 개최가
무산됐다.

부대행사를 없앤 채 문화관광부 지원금 4억원으로 시상식을 치른
한국영화인협회는 이날 행사를 통해 수상작 선정에 대한 오랜 잡음과
공동주최자 교체에 따른 진통에서 벗어나려 했다.

36회 대종상 심사내용은 별다른 무리없이 공정한 편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사전에 결과를 통보하지 않은 시상방식 때문인지, 수상자 중
불참한 사람이 너무 많고 이를 미리 파악하지 못해 진행자들이 허둥대며
허점을 자주 드러냈다. SBS TV는 작품상이 발표된 직후 수상 소감을
말하려는 행사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생방송을 끊어 시청자들의 원망을
샀다.

/ 이동진기자 dj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