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그라드 발행 `글라스 자노브스티'지 아나 마린코비치 기자--.
유고연방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발행되는 '글라스-자노브스티'신문의
아나 마린코비치(28·여) 기자가 7일 코소보 현지로 떠나기 직전 이메
일로 베오그라드 상황을 조선일보에 보내왔다.
"밤마다 폭탄이 떨어지는 도시에 사는 것은 절대로 유쾌한 경험이
못됩니다. 나는 베오그라드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매일밤 전투기에서
미사일이 떨어지는 굉음이 이 도시를 뒤덮습니다. 정확히 사망자가 몇
명인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음식 물 의약품 전기공급은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수
퍼마켓 약국 병원도 정상적으로 문을 열고 있습니다. 공습경보 사이렌
이 울리면 모두들 방공호로 달려갑니다. 낮 거리는 예전과 다름없이 사
람들로 붐빕니다. 매일 정오에는 시내 중심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
여들어 록 콘서트를 벌입니다. 우리 군대가 미군 병사들을 사로잡고,나
토 전폭기를 격추시켰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나는 약혼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달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
지만, 나토 공습 때문에 기약없이 미루고 있습니다. 솔직히 나는 아주
혼란스런 심정입니다. 이 한 몸만 따진다면 결코 나토의 폭탄이 두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공습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끝나기는 할지, 생각하면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습니다. 정부가 대대적인 군대 동원령을 내릴
까봐 걱정스럽고,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무서워집니
다.
세르비아는 유럽 한복판에 있는 나라입니다. 우리 나라를 이라크와
비교하는 것은 바보같은 일입니다. 우리는 이라크처럼 남의 나라를 침
공한 것이 아닙니다. 마땅히 우리 영토인 코소보를 보호하려고 했을 뿐
입니다. 코소보는 세르비아 민족의 예루살렘입니다. 세르비아 역사가
이뤄진 무대입니다.
우리 민족이 건설한 교회들이 서 있는 곳이 바로 코소보입니다. 매
일 CNN을 보고 있노라면 분통이 터집니다. 코소보 난민들에 대해서만
떠들어댈 뿐, 날마다 공습 사이렌에 쫓기며 방공호로 뛰어가는 세르비
아 어린이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