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인민배우출신 김혜영이 여주인공…옛스타 대거출연 ##.
필름 없는 민족영화 '아리랑'을 무대에서 되살려 본다. 일본 소장
가가 가지고 있다고 밝혔으나 존재 여부조차 불분명한 춘사 나운규의
대표작이 악극 '아리랑'(티엔에스 컴퍼니 제작)으로 처음 만들어진
다. 오는 5월 8일 인천종합예술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지방을 순회한
뒤 6월16일엔 호암아트홀에서 막이 오른다. 악극 '아리랑'의 여주인
공 영희역은 북한 인민배우로 활동하다 작년 8월 가족과 함께 귀순한
김혜영이 맡아 화제다. 김혜영은그간 방송이나 CF등에 출연해왔으나
한국 팬들에게 본격적 드라마 연기를 선보이는 것은 사실상 처음. 6
살때 드라마 '두만강변의 아침노을'를 통해 연기데뷔했고, 평양연극
영화대학에서 연기수업을 쌓은뒤 북한 연극 영화등에서 활동해온 북
한 신세대 여배우 김혜영은 모처럼 '전공'을 살리게 됐다.
악극 '아리랑'에서 나운규 영화 '아리랑'의 내용은 일종의 극중극
형태로 포함돼 있다. 악극의 시대 배경은 6.25가 터지기 직전인 1950
년 6월. 어느 유랑극단이 의정부 부근 마을에서 영화 '아리랑'을 틀
어주다가 갑작스런 화재로 스크린이 불타 버리자 어쩔수 없이 배우들
끼리 무대 공연으로 '아리랑'을 즉석에서 보여준다는 설정이다. 영화
'아리랑'의 필름이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불타버린 스크린'이라는
비유로 표현해낸 것이라고 볼수도 있다.
극중극 '아리랑'은 일제하에서 만세운동 하다 미쳐 낙향한 영진이
매국노일당과 대결하다 살인까지 저지르고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는
영화줄거리와 뼈대는 같다. 그러나 코믹 터치를 군데군데 곁들이고,
공연의 특성을 살려 관객들과 함께하는 무대가 되도록 구성했다고 주
최측은 밝혔다.
악극 '아리랑'엔 식민지 시대 민족의 슬픔과 60년대 궁핍한 시절
의 유랑극단의 애환이 한 무대에서 얽힌다. 유랑극단원들이 놓인 현
실도 극중극 '아리랑' 못지않게 드라마틱하다. 극중극 '아리랑'의 막
바지에 6.25가 터졌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부평초처럼 길을 떠나야
하는 유랑극단의 뒷모습은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던 영진의 뒷모습이
다.
악극 '아리랑' 무대엔 60년대 청춘스타였던 영화배우 최무룡, 70
년대 최고의 콤비 코미디언인 남철-남성남 등 옛스타들과 90년대의
조연스타 전원주 양택조, 개성있는 연기파 이인철 이의일 장기용, 뮤
지컬스타 박철호 진복자 등 30여명이 출연한다.
여주인공 김혜영은 북에서는 용모가 이국적이라며 '나타샤'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 북한 말씨를 없애려고 방송을 들
으며 열심히 말투를 고치는 중"이라며 "북한 출신 여배우가 아니라
그냥 여배우로 불리고 싶다"고 밝혔다. (02)508-8555.
(* 김명환기자mhkim@chosun 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