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5억 쏟아부은 대작 곧 발표…"한국영화 SF로 차별화해야" ##.
♧ 영구는 '그때' 영구가 아니었다. 지난 4월 3일 서울 영등포구 양
평동 영구아트무비에서 만난 사장 심형래씨는 상품론 틈새시장론 세계
화론을 거침없이 쏟아내면서 머지않아 세상에 선보일 SF 영화 '용가리'
에 열을 올렸다.
제작비 115억원, 현재 수출계약고 272만달러, 예상 계약고 1억달러-
거기다 내년 8월이면 수원에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능가할 10만평
부지의 테마파크를 만들겠단다. 무엇이 '영구와 땡칠이'의 주인공으로
기억되는 개그맨 출신 심씨로 하여금 일을 저지르게 만들었을까.
-- 어떻게 해서 SF 영화 '용가리' 제작에 손을 댔습니까.
"왜 우리 영화인은 충무로를 벗어나지 못할까. 왜 우리는 박중훈 한
석규 채시라만 되뇌일까. 왜 우리는 세계시장에 영화 한편 제대로 못팔
아 먹을까. 왜 우리는 할리우드와 일본의 꽁무니만 쫓을까. 정말 우리
는 안되는 걸까. 하는 등등의 의문을 그려본 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
'왜'에서 나는 '이렇게'를 찾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하고 많은 영화의 장르중 SF를 택하게 된 이유는 어떤 겁니까.
"착상은 67년 김기덕 감독이 만든 '용가리'에서 시작했고요. 한마디
로 국적 없는 상품을 세계시장에 팔자는 겁니다. 물어 보지요. 공룡의
국적이 있습니까. SF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외계인도 국적이 있을 리 없
고.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을 제일 싫어합
니다. 한국적인 것은 어디까지나 한국적일 뿐이죠. 말장난 같지만 세계
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거라고 생각합니다. '용가리'에서 미국배우들
을 사다가 쓴 것도 상품의 세계성을 생각한 때문입니다. 한국인이나 동
양인이 등장하는 작품을 세계시장에 내다 파는 데는 아무래도 제약이
따른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 지금까지도 항간에는 '허황된 꿈' '웃기는친구'라며 심 사장의 작
업에 대해 조소, 냉소, 아니면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분위기가 있습니
다.'용가리'라는 물건은 어느 정도 된 겁니까.(여기에서 그는 즉석에서
지난해 CNN을 통해 방영된 바 있는 '용가리'의 10분짜리 시사용 비디오
를 틀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출연한 해리슨
영을 비롯 말 그대로 미국배우들 일색이다. 대사도 물론 영어. 흡사 할
리우드에서 만든 SF작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CNN에서 이례적으로 저 필름이 나간 후 많은 호평을 받았어요. 한
국에서 저런 작품을 찍고 있다는 걸 그쪽 관계자들도 의아하게 여겼으
니 국내에서 그런 방응이 나오는 걸 한편으론 이해합니다. 하지만 '희
대의 사기극'이라며 정부에 투서까지 했다는 걸 듣고는 너무하다는 생
각이 듭디다. 어떤대학 교수는 '예고편으로 끝장'이라는 악담까지 했답
니다. 한때는 '왕따'가 되는 심정이었어요. 그러나 두고 보세요. 자기
부정만 일삼는 사람과 꿈에 도전하는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테
니까요.".
-- 저 정도의 작품을 만들려면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10년 투자한 겁니다. 한 길을 달렸지요.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구
요. 이따 가 보시면 알겠지만 디지털 스튜디오에 차려놓은 컴퓨터 장비
만해도 수십억 들였습니다. 아시아에서 두 대 밖에 없는 실사-컴퓨터합
성기 '도미노'만 20억원이 들었습니다. 또 여기에서 일하는 직원 120명
은 고급인력에 모두 마니아들입니다. 서울대를 수석졸업한 컴퓨터 프로
그래머도 있고 오늘 미쓰비시 자동차 디자인전에서 1등상을 받은 우수
디자이너도 있구요.시간과 인력, 기술과 아이디어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 현재까지 계약실적은 어떻습니까.
"작년 칸 영화제에서 선을 보이자 독일 폴란드 대만 터키 등에서9건
의 판권계약이 몰려들었습니다. 총계약고는 272만달러 정도 될까요. 이
영화제에 50편의 한국영화가 함께 나갔으나 한 편도 팔지 못한 거와 비
교하면 '용가리'의 상품성을 인정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는 5월 다
시 열리는 칸 영화제를 비롯 로스앤젤레스 런던 밀라노 등 4대 메이저
영화 마켓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한 1억달러 정도는 건질 수 있을 것으
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 한국영화의 세계시장 진출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보나마나 쓴
얘기가 나올 것 같은데요.
"글쎄요. 쉽게 얘기할 수는 없지만 이젠 충무로의 울타리를 뛰어 넘
어야 하지 않을까요. 영화시장 개방도 코앞에 있고…. 짠짠바리(소규모
영화를 가리키는 충무로 은어) 가지고 어떻게 세계시장에 나가 승부할
수 있습니까. 출연배우나 시나리오는 천편일률적이고…. 액션영화는 홍
콩,애니메이션은 일본, 스펙터클은 할리우드 하는 식으로 '한국은 무엇'
으로 특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SF도 스필버그 스타일이 있는 거고 '가
위 손'의 팀버튼, '터미네이터'의 제임스 카메론 스타일들이 따로 있는
것입니다. 돈 돈 하는데 일례로 우리는 재벌이 영화산업에 진출했다 하
지만 미국 일본 영화 끌어다 사는 일종의 UIP같은 직배 영화소 같은 구
실밖에 못하는 현실 아닙니까.".
--그렇다면 현재 끝마무리에 들어가고 있는 '용가리'나 후속작품이 세
계적인 시장성을 갖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 것입니까.
"영구아트무비 팀이 만든 공룡의 발톱 하나, 눈알 하나 우리는 세계
적인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그 큰 덩치의 용가리 비늘이 정말 꿈틀거
리는 것처럼 특수 촬영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걸 보지 않았습니까. 후속
탄으로 준비중인 '이무기' '콘돌' '파워 킹' 등에 대해서도 우리는 다른
무엇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합니다.미국의 킹콩이 있으면 '용가리'
가, 쥬라기 공원이 있으면 '이무기'가, 스타워즈가 있으면 '파워 킹'을
세계시장에 내놓을 수 있습니다.".
-- 상품성이나 시장성을 어떻게 관측하고 있습니까. 전문 경영인 출신
이 아니라는 약점은 인정하지 않나요.
"나의 최고의 경영철학은 물건 잘 만들면 장사된다는 것입니다. 물
론 자본력도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일차적인 것은 팔리는 상품을 만드는
겁니다. 영화계를 모독하는 것같지만 영화는 예술이 아니라 돈입니다.현
재 세계영화시장의 매출액은 645억달러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엄청
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지요. 아까도 말했듯 '용가리'는 국적이
없습니다. 그냥 세계적인 괴물, 거대한 몬스터일 뿐이지요. 때문에 아프
리카에서도 중남미에도 유럽에도 미국에도 수요는 얼마든지 있습니다.작
품이 완성되기 전 프리 세일(free sale)식으로 파는 것이기 때문에 흥행
여부와 상관없어 리스크도 크지 않구요.".
-- 캐릭터 산업에도 손을 뻗었다고 하는데.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 현재 용가리와 용나리(암컷) 패밀리 캐릭터
로 500여종을 개발했습니다. 오는 10월부터 25개기업에 팔 예정인데 100
억 정도 로열티 수입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CD롬과 게임 소프트 웨어도
만들 예정입니다.".
-- 자금조달은 어떻게 합니까.
"창업투자사 등에서 53억 정도를 융자받았고 나머지 50억 정도는 수원
시 등에서 지원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격려해주면서 도와주시는 분들도
있지요.".
-- 최근 제2 건국 광고 캠페인에서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는데 본인은
그런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또 '신지식인'을 어떤 개념으로 받아들
이고 있는지요.
"잘 모르겠어요. 머리에 지식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을 과거 지식인이
라 했다면 이젠 자기 것, 자기만의 노하우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또 이
를 위해 노력을 한 사람을 말하는 것 아닌가요. 사실 우리는 공부 잘하
는 사람, 그래서 판검사 변호사 교수 의사 된 사람을 지식인 대열에 넣
는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있지요. 그래서 각자의 재능을 죽이고 살았는
지 모릅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세계가 다른 지식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한가지 덧붙인다면 나는 개그맨으로 매주매주 다른
아이디어를 짜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을 살았습니다. 가수는 한곡
히트 치면 30년 이상을 그 노래만 불러도 먹고 살지만…. 그래서 영구도
됐다 펭귄도 되고 파리가 되기도 했고, 뭔가 항상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
이 체질로 붙었다고 할 수 있지요.".
-- 수원에 야심적으로 짓는다는 테마파크는 무엇입니까.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관광상품을 만들자는 겁니
다. 와도 볼 것 없는 한국이 아니라 볼거리 있는 나라로 만들자는 거지
요. 수원 원천유원지 옆 11만평 되는 부지 위에 우리의 아이디어와 기술
만으로 유니버설이나 디즈니 랜드를 능가하는 테마파크를 건설할 생각입
니다.".
(6년 전부터 이 구상을 갖고 있었다는 심 사장은 '용가리'의 거대한
입상이 들어서 있는 테마파크 조감도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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