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정책 전반을 재점검하는 '페리 보고서' 작성을 앞두고
조선일보사와 한국정치학회가 26일 공동 주최한 대북정책 관련 국제
학술회의에서는 윌리엄 페리 조정관의 기조연설에 이어 한-미-일 전
문가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다양한 시각에서 펼쳐졌다.

▲박상식(외교안보연구원장)=한국 나름의 환경 아래 통일을 지향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찾아낸 것이 햇볕정책이다. 포괄적 접근
방식을 북한도 결국 거부하기 힘들 게 될 것이다.

▲데릴 플렁크(미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위원)=94년 제네바 합의

는 북한핵을 동결시키지 못했다.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이 곧 붕괴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이같은 방침을 추진했으나, 결국 오판으로 드러

났다. 지난 4년간 북한의 위협은 오히려 커졌다. 미국에도 직접적 위

협이 되고 있다. 정치-군사적 위험수위가 어느 때보다 높다. 동북아

안보 위협은 워싱턴과 북경간 마찰까지 야기하고 있다.

▲이동복(자민련 의원)=북한의 긍정적 반응도 없는데 언제까지
얼마나 일방적 양보를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한국정부는 미국이 햇
볕정책에 관한 한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느라 여념이 없
다. 미국의 지지를 받아내는 대신, 미국측에 북한의 핵-미사일에 관
한 간여 권리를 부여하는 인상이다.

▲모리 치하루(요미우리신문 서울지국장)=일본 역시 일-북한 국
교정상화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납치된 일본인 등 인권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대북 인도적 지원은
논란을 빚을 수 밖에 없고, 유화적인 정책 방향으로 나갈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케네스 퀴노네스(주한 아시아재단 대표)=한-미-중-일 모두 일
관된 정책수행을 하지 못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남북기본합의서와 제네바합의를 모두가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금창리 협상이 바람직하게 타결된 것을 계기로 한반도 냉전구
조해체는 시작됐다.

▲고든 플레이크(맨스필드태평양연구소 연구실장)=미국의 보수-진
보주의자들 모두 북한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 미국의 분위기는 보수
적인 쪽으로 옮겨 가고 있다. 한-미는 국가의 전반적 방향이 다른 곳
을 바라보고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페리 조정관이 한국
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이런 의견 차이 사이에서 어떻게 조정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아직 진정한 개혁의 길로 들
어서지 않았다.

▲박근(전 외교안보연구원장)=포용정책이란 반드시 유화적인 끌어
안기만을 하는것이 아니다. 대화와 협상, 상호주의가 있어야 한다.진
정한 포용이라면 공짜로 주는 게 없어야 한다. 외교적 압박도 병행해
야 대북관계에 성공할 수 있다. 모든 국가들이 북한에 일제히 강압을
가하는 것이 더욱 좋은 해결책을 가져올 수 있다.

▲백진현(서울대 교수)=정부는 미국과 북한 관계가 정상화되면 자
신감을 얻어 남북 교류에 나설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우선 북한은 관계를 개선하려는 뜻이 있는가. 연락사무소
개설조차 꺼려 하고 있다. 또 미-북관계가 개선되지만 남북관계는 더
악화될 수도 있고, 한-미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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