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규모로 따지면 캐나다를 제치고 G-7(선진 7개국)에 들어간다
는 '메트로폴리탄 도쿄'의 도지사 선거가 25일 공시돼 본격 선거전에
돌입한다. 투표일(4월 11일)까지 18일이나 남아있고 후보 6명이 난립
중이지만 관전 포인트는 하나로 집약된다. 반미-극우 성향의 이시하
라 신타로(66·무소속) 후보의 당선여부다.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의 저자 이시하라 후보는 모든 여론조
사에서 선두다. 지지율 25% 내외로, 2위(13%)와 격차를 두배까지 벌
려놓고 있다.

부동표가 30%에 달하고 변수는 아직 많다. 그러나 이변이 없는한
그의 당선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고 정계에선 분석한다.

작가이자 9선의원 경력의 이시하라는 강렬한 개성으로 높은 대중
적 인기를 끌어온 국수주의 정치인. "미국의 세계지배에 맞서 일본은
할 말을 해야 한다"는 반미 슬로건으로 유명하다. 이번 선거에서도
도쿄 요코다(횡전) 미군기지 반환을 첫 공약으로 내세웠다. 일부 언
론은 그의 선거캠페인에 '반미-반중앙정부 쿠데타'란 이름을 붙였다.

지식인 사회의 우려에도 불구, 대중이 상대인 선거전이 시작되자
이시하라의 선동 스타일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와세다대학 다나카
교수는 "유권자들은 '위험해도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으로 중도좌파 성향을 보여온 무당파(기존 정당을
혐오하는 유권자)층에서마저 비슷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시하라 돌풍'은 총보수화로 치닫는 일본 사회의 전반적 흐름과
도 무관치 않다. 경제난국 속에서 분노의 대상을 찾는 일본인 앞에
이시하라는 단순명료하게 미국을 적으로 제시해준다. "미국의 금융전
략에 일본은 일방적으로 수탈당하고 있다"고 속삭이며 실업과 불황에
시달리는 대중심리를 사로잡고 있다.

그 뒤를 무소속 마스조에(50) 후보와 제1야당 민주당의 하토야마
(50) 후보가 추격하며 상위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을 수록 야권-노동계 지지를 받는 하토야마가 부상해 이시하라와
양자대결로 압축될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집권 자민당이 내세운
아카시(68) 전 유엔사무차장은 이미 당선권에서 멀어졌다는게 정설이
다.

정치평론가 모리타는 "만일 1차 투표로 당락이 결정된다면 이시하
라가 당선될 가능성이 70% 이상"이라고 내다보았다. 1차 투표에서 아
무도 유효투표수의 25%를 얻지 못하면 재선거를 치르게 되며, 벌써부
터 재선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시하라 후보는 "지금 내가 쓰는 '소설'은 문학사에 남을 것"이
라며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그의 출마 덕분에 지방선거엔 어울리지
않는 안보문제와 미-일관계가 핵심쟁점으로 떠올랐다. 4년전 '무당파
혁명'으로 세계적 이목을 받았던 도쿄 도지사 선거는 이번엔 '반미-
극우 쿠데타'의 성공 여부로 또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