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타이틀 가운데 하나인 제54기 본인방전 도전자 선발리그가
막판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전권 획득이 기정사실처럼 여겨지던
류시훈 칠단의 뜻하지않은 실족 때문이다.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해 온
류칠단은 지난 11일 리그 전적 5전 전패를 기록중이던 왕밍완(왕명완)
구단에게 불의의 1패를 당해 4승2패를 기록했다.
같은 날 조선진구단은 왕좌로 군림중인 왕리청(왕립성)구단을 눌렀
고, 이시다(석전장)구단과 히코사카(언판직인)구단도 1승씩을 보태 모
두 4명이 똑같이 4승2패로 동률 선두권을 형성한 것. 이로써 올해 본
인방도전권은 리그 최종일인 4월 1일 벌어질 류시훈 조선진, 히코사
카 이시다 전 승자 2명간의 재대국(플레이오프) 승자에게 돌아가게 됐
다.
본인방전은 지난해에 이어 연속 2년째 플레이오프를 치르게돼 도전
자의 멀고도 험한 길을 실감나게 하고있다. 다만 작년의 동률 재대국이
왕리청-왕밍완의 대만계 기사들간에 치러진데 반해 올해는 한일 대결장
이 됐고, 그에 앞서 리그 최종전은 양국 국가대표 선발전(?) 성격을 띠
게 된것이 흥미롭다.
조선진(29)과 류시훈(28)은 절친한 친구이자 선후배 사이. 신인 시
절엔 조구단이 약간 앞섰으나 90년대 들어 류칠단이 천원 왕좌등을 차
지하면서 처지가 바뀌었다. 두 사람은 18일 열린 천원전 2회전서 만나
류시훈이 1집 반을 신승, '전초전'을 장식하며 8강에 올랐다. 류시훈은
본인방전과는 유난히 인연이 깊어 3년전 조치훈과 최초의 한-한 타이틀
매치를 펼쳤던 주인공. 이듬해엔 리그 2위로 연속도전 문턱까지 갔고,
지난해에도 도전권은 놓쳤으나 중반까지 리그 선두를 달렸었다. 올해
명인전 리그서도 2승 1패로 선두권에 나서있어 전성기 재현 여부가 크
게 주목되고 있다.
조선진은 82년 도일 후 각종 신예기전을 석권하며 입단 14년만에 구
단에 오르는 초고속 성장을 보여온 기사. 지난해 33승 17패, 고단진 다
승 10위의 호조속에서도 아직 본격 타이틀 등정은 이루지 못해 이번 기
회를 단단히 벼르는 눈치다. 한편 현재 십단위 방어전을 갖고 있는 히
코사카(37)는 이번 리그 막판 내리 3연승한 기세가 드높아 전성기를 넘
긴 이시다(50)보다 우세하리란 전망. 어쨌거나 이번 본인방전은 3년만
에 한국인끼리 타이틀매치를 벌일 2분의 1의 확률, 조선진 류시훈 개
인에게 각각 주어진 4분의 1의 '지분'을 지켜보는 것이 우리 쪽 '감상
법'으로 좁혀지고 있다. (* 이홍렬기자 *).
●여류 바둑계에 이지현(20) 초단 돌풍이 거세다. 이초단은 19일 끝
난 제11기 기성전 예선서 남자 중견기사 4명을 연파하는 등 파죽의 5연
승으로 본선에 상륙했다. 여류기사의 본선 진출은 95년 이영신 초단이
제4기 SBS 연승최강전에 오른데 이어 두번째, 신문기전으론 사상 최초
다.
이 초단은 또 15일 열린 제1기 여류 명인전 첫 판서 최강 윤영선
이단을 눕히는 등 올들어 7승3패의 쾌속 항진중이다. 아마시절인 93년
제26회 학생 왕위전서 여학생 최초의 우승 기록을 세웠던 이초단은 지
난해엔 10승 22패에 그쳤었다. 한편 박지은 초단도 KBS배서 서봉수구단
을 제치는 파란속에 올 시즌 7승3패를 마크, 여류 바둑계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22일 한국기원서 열린 제33기 왕위전 본선리그서 조훈현구단이 최
규병구단에 백 불계로 이겨 3승으로 선두에 나섰다. 이세돌이단은 임선
근구단을 꺾고 1승1패를 마크했다.
●(주)데이콤은 제6회 천리안 PC통신 바둑대회 출전자 신청을 내달
5일까지 받는다. 10월말까지 계속될 이번 대회 총상금은 1000만원, 우
승자에겐 아마 6단과 상금 500만원이 주어진다. (032)883-3886.
●이창호구단이 19일 한국기원서 벌어진 제4기 천원전 본선 2국서
윤현석오단을 흑 16집 반차로 제압, 오규철 김만수 전 승자와 8강전을
갖게됐다. 같은 날 김영삼삼단도 조한승삼단을 흑 2집 반차로 눌렀다.
●김인만 편저 바둑용어사전이 서림문화사에 의해 출간됐다. 바둑과
관련된 어휘 2200 여 표제식을 사전식으로 정리한 국내 최초의 전문
서.556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