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 애리조나주 피닉스 근교 글렌데일. 아메리칸 국제경영대학원
(American Graduate School of International Management) 교정은 올림픽
선수촌을 연상시킨다. 둘만 모여도 같은 피부색을 찾기 어려울 정도이다.

매학기 평균 외국인 출신은 약 45%. 나머지 미국 시민권자중에서도 백인
은 14%에 불과하다.

학생들의 대화가 흥미롭다. "중국의 문화장벽을 넘기 위한 마케팅 전

략은.", "아시아 금융시스템의 현재와 미래는.", "올해 중동지역의 경영

환경변화는."….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쉴새없이 새로운 질문

과 답변을 주고 받는다.

중국의 위안(원)화 절하가 주제에 오를 때는 중국어가, 아랍 은행이 화
제에 오르면 아랍어가 공식 언어가 된다.


선더버드. 이 학교 상징이자 애칭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와튼스쿨

이 MBA분야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국제경영분야만큼은 선더버드 독무대

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지(지) 대학원 평가에서 선더버드는 MBA

국제경영분야에서 96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선더버드는 '공장'으로 불린다. 고객은 기업주이며, 학교는 '학생'이
란 생산품(Products)을 만드는 공장이다. 교수들은 그런 평가에 기분 나
빠하거나 난처해하지 않는다. "고용자가 원하는 학생을 배출하자." 89년
에 취임한로이 허버거 총장은 '고객 만족'을 교육이념으로 제시하고, 대
대적인 교수진 교체와 커리큘럼 개혁을 단행했다. 학교에서만 통하는 교
육은 필요없다는 신념에서다.

그는 5년동안 1500만달러의 기부금을 끌어들이고, 110명의 교수진중 약
80%를 바꿨다. 시대 흐름에 뒤떨어진 이론 전공자들을 과감하게 내보내고,
그 자리를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공작원, IBM 연구원으로 채웠다. 조
시부시 정부시절 부통령을 지낸 덴 퀘일도 교수진에 포함돼 있다. 전 세
계를 대상으로 쌓은 이들의 산 지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한 목적이
었다. CIA 출신 폴 키신저 교수는 '미국 외교와 국제 교역에서 정보의 역
할'이란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커리큘럼도 국제 연구, 세계 경영, 현대 언어 등 3개 분야 중심으로 대
폭개편됐다. 세계경영론은 경영분석 경영테크닉을, 국제연구론은 세계 각
국의 고유한 경영문화에 대한 이해를, 현대 언어는 9개 언어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은 졸업때까지 모국어 이외에 1개 국어를 반드시 익혀야 한다.

선택 언어는 아랍어 중국어 불어 독일어 일본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 스
페인어 영어 등 9개. 졸업 무렵 3∼4개국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학생
들도 수두룩하다는 게 허버거 총장의 자랑이다.

졸업생은 98년까지 약 3만여명. 대학 당국이 작년에 집계한 졸업생의
진출 국가는 133개국, 기업체수는 1만1000개에 이른다. 선더버드 출신을
만날확률은 미국보다 외국에서 더 높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필립 샘퍼(전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사장), 수잔 렌츠(전 월드트레이드
센터 대표), 잭 도넬리(베일리 앤드 도넬리 어소시에이트 사장), 게오르
규풀게상(드레스트너 클라인보트 벤슨사 북미 회장), 멀 인리히(아시안소
시즈미디어 사장), 제럴드 칸가스(사우디 커머셜뱅크 행장), 로버트 론도
노(인터내셔널 파이낸셜 은행장), 크리스 말톤(체이스 맨해튼 은행 부행
장) 등이 선더버드 출신이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선더버드 출신들간의 관계도 끈끈하다. 선더
버드대는 이 네트워크를 학교의 가장 큰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 매월 첫
째화요일을 동문회날로 정기적으로 만나 사업 정보를 교환하는 지역도 있
다. 교육방식은 철저한 실전 중심이다. 지난 1월 4∼22일 사이 460명의
학생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페루 등 18개 국가에 파견됐다. 학생들
은 파견지역에서 동유럽의 성장 시장 조사, 일본 자동차산업 등 각기 다
른 주제를 숙제로 받았다.

학교 운영도 기업형이다. 학생 1인당 투입되는 비용(등록금) 대 '학생
의 품질'이 고려대상이다. 허버거 총장은 "질 높은 품질(학생)을 만들어
내려면 많은 비용이 들어가게 마련이지만, 무턱대고 많은 비용을 투자한
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며 "질은 높이면서 등록금은 낮추는 방안을 연구
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대전 직후인 46년에 설립돼 유명경영대중에서는 역사가 짧은 편.다
른 경영대학원이 MBA학위를 주는데 비해 MIM(Master of International Mana
gement)학위를 수여하고 있는 것이 특징. 일본과 프랑스에 분교도 두고
있다.

매년 평균 70여개국 출신들이 입학하며 재학생은 1500명선. 졸업후에
는 주로 다국적 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동문간 네트워크를 중시해 전세계
에 흩어져 있는 동문들의 연락처를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수시로 갱신
하고 있다.

입학자격은 4년제 대학졸업자에게 주어지며 직업경력-GMAT 대학성적-
토플성적이 필요하다. 토플은 550이상이면 지원가능. 입학조건으로 제2외
국어를요구하진 않지만 졸업 때까지 외국어를 2개 이상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홈페이지는 www t-bird 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