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4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 방한 이후 일본 총리로는 5년
만에 한국에 온 오부치 게이조 총리는 이번 방문기간중 한국민과 가
까워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지난해 10월 김
대중대통령 방일로 한국에 대한 일본내 분위기가 좋아졌듯이, 답방
형식으로 오는 오부치 총리도 한-일 국민간 유대관계 조성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공식적으로는 물론 20일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이 방문의 중심에
있다. 양국 정상은 최근 김 대통령이 주창한 '포괄적 대북 접근 방
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오부치 총리는 일본에 직접 위
협이 되는 미사일 문제에 대한 우려는 표명하겠지만, 포괄 접근이나
포용정책이라는 큰 틀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힐 예정
이다. 김 대통령은 냉전구조 해체를 위해 일-북 수교에 적극 나서줄
것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측은 그러나 이런 '결과가 예정된' 만남보다, 민간 접촉 행
사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눈치다. 김 대통령 방일로 모처럼 조성된
양국의 부드러운 분위기가 최근 어업협정 갈등과 북한 미사일 문제
등으로 다시 벌어지는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일본내 대표적 친한
파인 오부치 총리로서는 이런 의미에서 20일 고려대 강연과 21일 해
인사방문을 기획했다. 그는 두 행사를 통해 '한국민과 함께 하는 일
본'이라는 이미지를 심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
양국은 이번 방한기간 동안 실무적으로는 ▲엔화가치 안정을 위
한 일본의 노력 ▲한국의 신속한 2단계 문화개방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방안 ▲재일 한국인 지방참정권 부여문제 등에 관해 의
견을 교환하고, 호혜적인 결론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지난해 김 대통령 방일때 채택한 '파트너십 공동선언 및 행동계획'
의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이를 문서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