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계속 길어만 지는 줄. 언론은 매표소가 문을 열기전에 늘
어선 이들이 약 8300명이라고 보도했다. 이중 2000명은 밤을 샌 매니
아.

매표는 시작되자마자 금세 동이 났다. 그것도 한번에 5만명 이상
들어가는 관중석의 3일치가 몽땅 팔렸다. 당연히 암표가 극성을 부려
5900엔인 특별석은 6배가 넘는 7만엔(2장 단위)까지 뛰었다. 그래도
못사서 난리다.

4월 2일부터 3일동안 도쿄돔에서 벌어지는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

그 개막전 요미우리-한신전 티킷을 발매한 지난 12일 도쿄돔 매표소

풍경이다.

지금 일본열도의 화제는 단연 이들 두 팀 감독인 나가시마 시게오
(63·요미우리)와 노무라 가쓰야(64·한신)의 정면대결이다.

수퍼스타 출신인 이들이 서로 상대에게는 말도 걸지 않을 정도의
'원한 관계'이기 때문. 그런 만큼 이들의 승부가 얼마나 흥미진진할
것인지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노무라는 54년 프로에 입문, 퍼시픽리그 최고타자가 됐다. 나가시
마는 4년 뒤인 58년 최고명문팀 센트럴리그 요미우리에 입단했다. 두
사람은 80년 나란히 은퇴할 때까지 숱한 타이틀을 따내며 양 리그 간
판타자로 군림했다.

통산성적면에서 분명 노무라가 앞서지만 인기는 정반대였다. 나가
시마는 잘 생긴 용모에다 팀의 인기까지 겹쳐 노무라를 압도하는 사랑
을 받았다. 인기는 실력순이 아니었다.

한을 품고 은퇴한 노무라는 센트럴리그 감독을 맡으면서 반 요미우
리의 선봉에 섰다. 특히 나가시마에 대한 인신공격은 위험수위를 넘어
설 정도였다.

"선수때나 감독때나 잘 하는게 없다" "생각없이 야구하는 게 마치
살아있는 동상같다"….

나가시마는 이런 노무라를 아예 무시, 자존심을 건드리는 고단수
전략으로 맞섰다. 일본 야구팬들이 두 팀 개막전에 관심을 보이는 것
은 경기보다 불꽃튈 이들의 심리전을 지켜보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
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