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분망한 실험정신은 젊은 작가들의 특권. 때론 익살스럽고, 때론
격렬하고, 때론 따스하다.

'평면의 깊이와 변주'전이 열리고 있는 환기미술관(02-391-7701)에
들어서면 20∼30대 판화작가 13인이 엮어내는, 그런 발랄함과 진지함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에는 난해한 작품들부터 눈에 띈다. 그러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 찬찬히 살펴보면서 느낌,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지난해 베오그라드 국제판화 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자인 오이량의

'Existence-Form'. 동판을 부식시키고 수정하는 섬세한 작업을 몇번이고

거듭해 만들었다. 화면의 강한 대비와 요철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여동현의 '행복한 나라로의 여행-Part1'. 3D세라그래피란 독특한 방
식으로 제작됐다. 실크 스크린으로 찍어낸 수십장의 평면 판화가 기초재
료다. 계획된 설계에 따라 이들 판화를 오려붙여 입체면을 쌓아올림으로
써 독특한 효과를 냈다.

최미강의 '동물원'. 드로잉과 사진 이미지를 통해 회화적 평면성을
보여준다. 유아기의 낙원적 이미지와 평화로운 모태로의 회귀 욕구를 사
진 이미지와 작은 패턴을 모자이크식으로 조합해 초월적 이상향을 그린
다.

심진섭은 조금은 왜곡되고 과장된 인물과 여백에 낙서하듯 자유분망
한 선들로 내면 욕구를 익살스럽게 풀어낸 '맞수2'를 출품했다. 정환성
은 일상속의 현대인 소외 문제를 얼굴없이 옷만 일렬로 배치한 군상으로
표현한 '출근'을 선보인다. 이들외에도 강승희 배선미 서유정 서희선 이
시은 임영재 전경호 정미선이 실험성 강한 판화작품을 출품했다.

이 전시회는 매년 봄마다 환기미술관이 마련해온 '젊은 작가들을 중심
으로 한 한국현대미술의 검증과 모색'전의 6번째 기획전. '판'이라는 도
구가 얼마나 많은 실험과 다양성을 모색할 수 있는가, 그 무한한 가능성
을 느끼게 한다. 4월 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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