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값 계산에 의해 손익 결정…잘못 되면 기금 바닥 나 ##.
♧미국의 수학자 네이만(Neyman)은 인간의 수명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
다. "우리는 수시로 각자의 항아리 속에서 공 하나를 꺼낸다. 집은 것이
검은 공이면 죽고, 흰 공이면 산다. 시간이 갈수록 검은 공의 비율이 늘
어난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가장으로서는 죽음을 의미하는 공포의 검은 공
을 골랐을 때 사랑하는 가족에게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수
없기때문에 생명보험을 사게 된다. 보험을 사는 것은 돈을 따기 위해서
라기 보다 큰 손실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동기는 도박과 다르지
만 기대값계산에 의해 손익이 결정된다는 점에서는 도박과 동일하다. 따
라서 보험의 역사를 살펴보면 앞으로 카지노의 게임들도 보다 다양해질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보험이 본격적인 사업으로 시작된 것은 11세기 말이다. 초기 보험회사
중하나인 로이드(Lloyd of London)는 1771년 런던에서 79개의 개별 보험
업자들이 모여 회원제로 형성한 보험시장으로 시작되었다. 로이드란 이
름은 이들이 만나는 장소로 애용되었던 다방 'Edward Lloyd'에서 따온
것이다. 이 회사는 타이타닉호, 힌덴부르그(Hindenburg) 비행선 사고 등
으로 큰 손실을 본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의 첫 보험회사는 다재다능
했던 대통령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 만든, 이름 역시 처음이라
는 사실에 걸맞는, '미국 최초(First American)' 화재보험 회사이다.
초창기에는 선박, 화재, 그리고 생명보험이 주종이었지만 생활이 윤택
해지고 다양해짐에 따라 교통사고, 철도, 여행가방 분실 등 여러 가지
피해에대한 보험이 제공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의
청탁을받고 한 미국 보험회사에서 개발한 결혼식 보험까지 등장했다. 이
보험은비용도 많이(평균 약 2만달러) 들고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없는 중
요한 결혼식이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예를 들어 야외에서 식을 올리
기로 준비했는데 비가 왔다는 등의 경우 약정된 금액을 보상받는 것이다.
보험회사에서 보험상품을 개발하는 수학자들을 '보험 계리사'라고 부
른다.
이들은 수익성이 있으면서도 타 회사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는 보험료
를 산출하기 위해 관련된 통계자료를 분석하고 재해 확률을 결정한다.생
명보험의 경우 가장 중요한 자료는 인구조사를 통해 분석하고 계산되는
사망률 통계표(Mortality table)이다. 실제로 보험료 계산에 쓰인 것은
아니지만 인류 최초의 사망률 통계표는 헬리 혜성으로 유명한 영국의 천
문학자 핼리(Halley)가 1687년과 1691년 사이의 인구 통계를 바탕으로
상당히 수학적으로 분석하여 만들었다.
계리사는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것 외에도 보험회사의 재무구조와 경
영 상태를 진단하고 사업 계획을 제시한다. 연금도 일종의 보험이기 때
문에 계리사들이 기업 등의 연금 문제를 다룬다.
미국의 기업 연금제도는 2차대전 후 급격히 늘어났다. 많은 기업들이
연금 혜택을 약속만 하고 기금을 확보하지 않아 시간이 갈수록 퇴직 후
연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졌고, 네이더(Ralph Nader) 변호사 등
시민권익보호 운동가들은 연금기금에 대한 법을 제정하라고 정부에 촉구
하기 시작했다.
결국 1974년 ERISA(Employee Retirement Income Security Act)라는 법
이 제정되었는데 이 법이 탄생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는 1966년 전직원의
연금기금을 깡그리 써버린 상태에서 부도를 낸 스투드베이커(Studebaker)
자동차회사 사건이라고 한다. 이 법에 의하면 기업의 연금기금이 확보되
어 있다는 것을 매년 계리사가 공인하고 세무서에 보고하게 되어 있고,
연금 가입자들은 연금기금이 어디에 얼마나 투자되었는지 등 연금에 관
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
최근 몇차례 뉴스가 된 국민연금 문제를 생각할 때 우리도 ERISA와 같
은 법의 제정이 시급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