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와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는 건 선수들 뿐이 아니다. 감
독이 있고,심판이 있고, 서포터가 있다. 기록원과 구단 프론트도
빠질 수 없다. 스포츠는 이 들이 함께 만드는 이벤트. 프로농구
3차년도 정규 리그를 화려하게 수놓은 '코트의 꽃' 치어리더들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 편집자 >.

긴 휘슬과 함께 현란한 비트의 음악이 귀청을 때린다. 푸른

옷에 망토차림 아가씨가 기다렸다는 듯 뛰어나간다. 사내들의 무

대는 끝나고 여인이 코트를 휘어잡을 차례. 땀과 고함 속에 함몰

된 가쁜 승부의 호흡을 한 박자 쉴 시간이다.

프로농구 삼성 썬더스의 치어리더 장영하(20·서진 레스피아)
씨. 올 시즌 처음 프로농구 무대를 밟은 성신여대 2학년 법대생
이다. 썬더걸 치장이 요란하지만 짙은 분장 속에 숨은 얼굴에선
소녀티가 물씬하다.

"이거 한다고 아빠하고 오빠한테 혼도 많이 났어요. 하지만
젊을 때 아니면 못하는 일이잖아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관중의 함성과 음향에 반해 코트에 나선게 지난해 7월. 1m75,
55㎏의 늘씬한 몸매가 '스카우터'의 눈에 띄는 바람에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공부하랴 춤추랴 숨이 막힐 지경이지만 언젠가 국
가고시에도 도전하겠다는 신세대다.

SK나이츠의 진소영(22·CNC)씨는 고려대 사회체육학과 96학
번. 97프로농구 원년부터 코트를 누빈 베테랑이다. 처음엔 집에
비밀로 했지만 TV 카메라까지 속일 순 없었다. 결국 들통이 났고
가족은 물론 남자 친구까지 나서 '은퇴 압력'을 가했지만 꿋꿋하
게 버텼다. 3학년이던 지난해 2학기 휴학하고 지금은 전업 치어
리더로 활약중. 물론 공부를 때려치운 건 아니다. 학교를 졸업한
뒤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는 것이 꿈.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탈
락했으니 이젠 야구 응원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한달 70여만원의 박봉에 하루 5∼6시간 연습. 치어리더의 겉
모습에서 화려한 생활을 연상한다면 곤란하다. 그런데도 이들은
'코트가 끌어당기기 때문에' 무대에 선다. 젊은 여성으로서 "혹
시 관중의 눈요기감이 되는 건 아닌가"하는 두려움도 있다. 그러
나 격렬한 음악과 몸을 울리는 북소리, 관중의 박수 소리는 마치
마약처럼 이런 두려움을 잊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