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은 가장 흔한 여성 암. 유방암은 88년 인구 10만
명당 10.91명에서, 96년 16.7명으로 늘어났다. 자궁경부암이 같은기간동
안 35.1명에서 25.9명으로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가톨릭의대 성모
병원에서 16년째 유방암을 진료해온 정상설 교수를 만났다.

▶ 어떤 여성이 유방암에 잘 걸립니까.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거나, 14세 이전 초경을 했거나, 50세 이후
까지 월경을 하거나, 분만경력이 없는 분입니다. 주 3회 이상 음주하거
나, 여성호르몬을 5년이상 복용하고 있는 여성도 발병 위험이 높습니다.
생활방식의 서구화는 유방암을 증가시킵니다. 아마도 식생활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교육-생활수준이 높은 여성들이 잘 걸립니
다. 미국의 경우 흑인보다 백인이, 고졸보다 대졸이, 빈민층보다 중산층
이상이 많습니다.

▶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술을 안마시는 것 정도겠지요. 특별한 예방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암을 빨리 발견하는 게 중요합니다. 30대 이후엔 자가 검진을 하고, 40
대 이후엔 매년 1회 정도 병원에서 유방암 검사를 하면 조기에 발견할수
있습니다.

▶ 완치율은 얼마나 됩니까. 사람들이 체감하는 완치율은 매우 낮습
니다.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1기 87%, 2기 76∼85%, 3기 49∼56%, 4기 16%
입니다. 우리도 비슷합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통계치이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완치율이 실제보다 낮게 느껴
지는 것은 암을 늦게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3기와 4기가 특히 많
습니다. 다행히도 유방암 검사가 확산되면서 최근엔 1-2기 환자가 많아
지고 있습니다.

▶ 최근엔 유방을 완전 절제하지 않고 수술하는 경우가 많은데, 재발
의 위험이 없을까요.

유방은 여성미의 상징입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유방의 원형을 살려둔
채 종양만 제거하는 게 좋습니다. 제가 미국서 돌아와 유방보존수술을
처음 시도하자 여러 선배들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젠 보편화 됐습니
다. 최근엔 젖꼭지 주변을 절개하거나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 흔적이 거
의 없게 할 수도있지요.

물론 유방을 보존하면 국소적인 재발의 위험이 높습니다. 그러나 수
술 뒤 방사선 치료를 하면 재발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유방이 아닌 곳
에 암세포가 옮겨가는 원격 재발률은 유방을 자르거나 자르지 않거나 마
찬가지여서 생존율에는 큰 차가 없습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다 유방 보존수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종
양의 크기와 위치, 암세포가 퍼진 정도, 암세포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가 판단할 문제입니다. 제가 하는 수술의 20%정도가 유방보
존수술입니다. 한편 최근엔 유방을 절제하더라도, 유방을 만들어 붙이는
성형수술을 절제수술과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환자들 가운데는 의사들이 완치도 못시키면서 고통스런 수술과 항
암치료를 강요한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현대의학은 통계학적으로 접근하는 학문입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
에게 꼭 같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는 없습니다. 환자들의 불만도 이해가
갑니다. 완치율이 70%라 해도 나머지 30%에겐 결과적으로 '쓸데없는' 고
통만 강요한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0%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의사들은 '30%의 욕'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 환자나 환자 가족에게 들려주실 말씀이 있습니까.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중간에 포기하고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등
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 심정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
로 생명을 더 단축시킵니다.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결과가 좋은
암입니다. 최후까지 의사를 믿고 따르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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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철교수 프로필...1950년생, 75년 가톨릭의대 졸업, 80년 외과
전문의, 83년 가톨릭의대교수, 86년 가톨릭의대 의학박사, 86∼88년
미국 루스빌대학 연수, 현재 대한유방암학회 기획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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