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청 앞 '외국인노동자의 집' 2평 남짓한 창고 선반
위에는 갈곳 잃은 유해 14기가 몇개월, 몇년째 보관돼 있다.

94년 8월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했던 강기화(당시 32세·중국 흑
룡강성)씨.

산업현장에서 이탈해 건설현장, 공장, 농장 등을 떠돌다 작년
11월 서울 봉천동의 한 무허가 집에서 연탄가스로 숨졌다. 하지만
유해를 가지러온 부인 이모(32)씨와 동생(28), 누나(37) 역시 불법
체류자가 됐다. 음식점 등에서 일하며 일요일마다 눈물의 상봉을
갖는 이들은 "뼛가루를 뿌리자"는 노동자의 집측 설득에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매달리고 있다.

중국 선원학교 졸업생 정관욱군(당시 22세). "부모님을 호강시
켜드리겠다"며 한국에서 선원으로 일하다 97년 9월 인천 앞바다에
서 시체로 발견됐다.

한달 뒤 유해를 인수하러온 아버지(50)와 어머니(49)는 "아들
대신 빚을 갚아야 한다"며 17개월째 전국을 떠돌고 있다.

미얀마인 칠라(당시 43세). 97년 10월 광주군의 화학공장에서
일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치료를 받다 작년 8월 끝내 숨졌다. 외국
인노동자의 집은 그의 시신을 화장한 뒤 가족에게 연락을 취했다.

지난 8일 뒤늦게 입국한 부인 세인(44)은 "남편이 한국에 오기
위해 집까지 팔았기 때문에 여비를 마련하기가 힘들었다"며 "죽어
서도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남편을 생각하면서 괴로워했다"고 울먹
였다.

외국인노동자의 집 소장 김해성(38) 목사는 "불법체류자의 유해
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납골당 안치조차 거부당한다"며 "한
때 30기를 보관한적도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