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 밤 KBS1 TV에서 방영된 자연 다큐멘터리 '동강'은
동강의 유장한 흐름을 시청자 안방으로 이끌어 감동으로 흐르게 했
다. 건설교통부의 댐 건설 발표로 영원히 잠길지도 모를 동강의 모
습을 1년간 기록했다는 프롤로그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공영 방송
사로서의 소임이 무엇인지를 증거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제작진의
장쾌한 시선과 연출가의 치열한 세공미, 탐사대의 노고가 빚어낸 창
조적 완결성은 한 편의 서정시였다.

넘실대는 동강의 여울탄에 실린 시청자들은 브라운관에서 안방으
로 튀어나온 여름치가 산란과 수정에 몰두하는 장관에 숨을 죽였
다. 어미새를 따라 가파른 벼랑에서 뛰어내린 갓난 비오리 새끼들이
거실을 가로질러 헤엄치는 모습에 기꺼워 하고, 새끼를 지키기 위해
의상의 몸짓으로 절규하는 흰목물떼새의 모성에 무릎을 움키며 탄식
했다.

정선 가수리에서 영월읍에 이르기까지 강원도 첩첩산중 계곡을
따라 구비구비 흐르는 130리 사행천이 동강이다. 맑고 찬 쪽빛 강물
안팎에는 수많은 초목과 동식물이 자손 대대로 살고 있다. 230여개
에 이르는 석회동굴의 비경은 아직도 베일에 가려 있다. 그 곁에서
산안개가 흩어져 나르고 눈꽃이 피고진다.

안방에 펼쳐진 비경에 흠뻑 취한 시청자의 귀에 슬프디 슬픈 마
지막 나레이션이 들려온다. "동강은 수많은 생명체의 고향이다. 이
소중한 고향, 동강은 흘러야 한다." 보존만이 절대선이라는 주장은
아니다. 그러나 미래는 공존의 시대다. 어름치 입장에서 보자면 인
간의 구조물인 댐은 그가 만든 산란탑의 가치에 미치지못한다. 동강
의 물은 인간을 위한 식용수만이 아니라 비오리 가족의 생존의 근간
이기도 하다. 51㎞에 이르는 동강과, 동강을 품고 있는 협곡은 인간
을 위한 절경이기 이전에 수많은 생명체의 요람이다.

수도권 식수원 확보를 위해 댐 건설을 추진한다는 건설교통부는
이런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동강의 물결이 시청자의 안방에서 구
비치게 한 제작진의 노고와 무언의 사자후에 걸맞는 진지함으로, 개
발이 목적으로 하는 공존의 의미를 심사숙고 해야한다. 그리하여 현
명한 공복의 충정이 우매한 백성의 안방에서 감동의 물결로 넘쳐 흐
르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