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프루스트가 자기 소설에 대한 평을 가명으로 써서 잡지에
기고했다. 그랬더니 편집장이 메모를 붙여 원고를 되보내왔다. '당
신의 둔감하고 피상적인 평을 프루스트가 보면 몹시 화를 낼 거요'
라고--. 작가가 평론가에 지니는 반감을 잘 말해주는 일화다.
영화쪽은 더하다. 혼자 창작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과 큰 자
본을 들인산업 측면도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비평가들이 다투
어 '타이타닉'을 혹평하자, 감독 제임스 캐머론은 신문에 반박문을
실어 분노를 터뜨렸다.
멕시코 감독이자 배우 에밀리오 페르난데스는 악평을 쓴 평론가
에게 총을 쏘기까지 했다.
97년 '초록물고기'를 연출한 작가 이창동은 예전 소설을 쓸 땐
나쁜 평이나도 개의치 않는 스타일이었다. 한데 영화 평엔 단 한줄
이라도 부정적 대목이 보이면 참기 힘들더라고 주변에 토로했다 한
다. 신문사 영화기자들은 "기자 배엔 칼이 안들어가느냐" "기자는
퇴근도 안하느냐"는 협박전화를 심심찮게 받는다. 지난해 어떤 영화
사는 자기네 작품을 혹평했던 특정 신문사 기자만 빼고 시사회를 갖
기도 했다. 견원지간이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