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의 국채보상운동에 이어 3.1운동 직후에도 나라를 되찾으려는
염원에서 이땅의 민초들이 금모으기 운동을 전개했음을 보여주는 당시
주한 외국인의 희귀 자료가 발굴됐다. 명지대 LG연암문고 백성현교수
(미술교류사)는 20세기초 미국 성조지 전속기록화가로 활동하며 3.1 운
동 당시 한국에도 몇차례 드나들었던 르 로이 볼드리지의 저서 '시간과
기회'(Time and Chance·1947)를 최근 미국에서 입수, 3·1절 80주년에
맞춰 26일 공개했다.

"정오가 되자 모두들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

다. 우뢰와 같은 함성은 일제 탄압에 항거하여 독립을 염원하는 애국적

인 민족의 외침이었다." 3월 1일 서울에서 한국인들의 독립운동을 목격

하기도 했던 그는 이 해 10월 초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금모으기 운동

을 직접 경험했다.

"당시 상해임시정부는 상당한 운용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청진
에서 전통의상을 걸친 선비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 한 청년이
내게 다가와 상해로 금을 밀반출해 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쾌히 승낙했
다.".

또 한 여인이 아들과 함께 금붙이를 가져왔고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몰론 금붙이를 내놓았다. '시간과 기회' 176쪽에는 금모으기 운동에 동
참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들이 실려있어 눈길을 끈다. 볼드리지
는 친구들과 함께 명주천에 자수로 만든 조선지도에 태극기와 무궁화가
그려진 보자기를 갖고와 미국대통령에게 전해달라는 어린 10대소녀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책들에는 압록강 건너 중국으로 금을 운반하려던 한국학생 3명중
2명이 체포돼 금을 빼앗기고 1명은 익사한 이야기 등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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