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6일 "개혁은 법과 제도를 고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국민 의식과 관행의 변화가
따라주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를
자유화하더라도 국민들이 과거의 폐쇄적 민족주의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활발한 외국인 투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나카소네 전 일본 총리를
비롯한 외국 전직 수반,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 총재, 국내-외
학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와 세계은행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주제로 공동주최한 국제회의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세계 정치지도자들과의 원탁회의에서 "북한이
전쟁으로 문제를 풀지 않고 대화로 해결하려 한다면 한반도
평화는 오늘이라도 실현된다"면서 "(그 경우) 식량이나 농업생산
증대, 전력 등 북한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탁회의에서 나카소네 전 일본 총리는 "동아시아 경제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 일본, 중국, 홍콩, 아세안 5개국,
국제금융기관 등이 참가하는 동아시아 금융협의회를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김 대통령은 울펀슨 총재와의 공동회견에서 "엔화가치 하락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동남아 전체에 큰 타격을 주고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울펀슨 총재는 "채권은행 뿐 아니라 대통령과 정부가 재벌에
압력을 가해야 하고 노사정위원회의 합의사항이 지켜지도록
해야 한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 몇개월 이내에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회의에서는 9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마르티아 센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특강(특강)과 학술토론도 열렸다.
(* 홍준호·jhhong@chosun 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