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부 다카쓰키시의 에무라(74)시장이 지난 10일
사퇴를 발표했다. 임기 1년을 남긴 시점이었고, 오는 4월30일 시청을 떠
난다. 사퇴 이유는 "병든 집사람을 돌보기 위해서"라고 일본 시사주간지
아에라는 보도했다.
한살 연상인 부인 도미코씨는 94년 왼쪽 다리가 불편해졌고, 지난해
봄부터는 대소변도 남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게 됐다. 파킨스씨병, 치매증
상도 나타났다. 에무라 시장은 바쁜 공무와 부인 간호를 병행했다. 아침
6시30분에 일어나 기저귀를 갈아줬고, 대변은 며느리와 함께 처리했
다. 변비 때는 4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밥을 따스하게 데워 부인에게
먹였다. 여기에 대략 2시간이 걸린다. 점심때도 자전거로 돌아온다.
밤에 만찬 등이 있으면 집 부근에 사는 큰 딸에게 부탁한다. 만찬이
있던 어느날 밤 9시쯤 돌아와 보니 부인이 자고 있었다. 기저귀를 갈아
주어야할 시간이었지만, 평화로운 부인 얼굴을 보고 깨우질 못했다. 결
국 다음날 새벽2시 부인의 신음에 잠을 깨 기저귀를 갈아줬다.
지역 기반이 더없이 탄탄한 에무라 시장은 지난 80년 오사카부 수도
부 기술장을 끝으로 정년퇴임했고, 84년 4월 주위의 권유에 떼밀려 출마,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인물. 15년간 시장직을 통해 육상경기장, 도서관,
문화회관, 평생 학습관 등을 잇따라 건설했다. 하수도 보급율은 그의 취
임전 17%에서 76%로 높아졌다. 그래서 첫 당선뒤 치러진 3번 선거 결과
는 압승이었고, 5기 당선도 확실했다.
그런 에무라 시장은 어느날 관용차 타고 입원한 부인을 찾아갔다. 그
랬더니 "시장이 한가하구만"이란 비판이 귀에 들렸다. 그래서 부인을 찾
아갈 때의 교통수단은 즉각 자전거로 바꾸었다. 그러나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시청-집-병원을 오가는 사이 "이러다간 공무에 지장이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부인간호와 공무 병행이 한계에 다달았을때, 시장
은 '남편'이 됐고 부인을 선택했다. 사퇴발표뒤 부인에게 한 말은 "시장
이란 정말 매력없는 자리야"라는 것이었다. 다카쓰키시 주부들은 "내가
시장부인이라면 참 행복할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고 아에라는 보도했다.
에무라 시장은 사퇴선언을 계기로 기자들이 몰려오자 훈계했다. "당
연한일 아닌가. 촌스럽게, 또 세상 변한 줄 모르고 소동들 떨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