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은 국군포로 존재조차 인정안해...처리따라 큰 변화 ##.
정부는 23일 미전향 남파간첩 등
20명을 무조건 송환하라는 북한의
요구에 공식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만 말했다.
정부가 이 사안을 곤혹스럽게
여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오히려
잘만 대응하면 남북관계를 푸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사안 자체는 매우 민감한 것이다.
북한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김영삼 정부 초기 [인심만
쓰고 뺨 맞은] 이인모
송환사례가 재연될 우려가 있다.
반대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국군포로 맞교환을 요구하면
북한이 응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북한은 국군포로가 없다고
강변해왔다.
출발은 22일 미전향 장기수 등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중임을
밝힌 박상천 법무장관의
회견이었다. 이 발언은 곧
북송 검토로 해석됐고,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이 송환 요구
편지를 보낸 것이다.
박 장관 회견 이후 정부 일각에서는
{박 장관이 실수한 것}이란 말도
나왔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과의 사전 접촉도 없이 우리가
먼저 말해 버리는 바람에 우리의
선택지가 좁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은 다른
관측을 내놓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 문제를 대북 협상
카드로 삼고 있고, 이를 감지한 박
장관이 협상 의사를 공개하자, 즉각
북한이 반응을 보였을 것이라는
것이다. 북한 반응이 하루만에
튀어나와 남북간 사전 조율설까지
나돌 정도이다.
어느 쪽이 진실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정부 내 분위기는 일단
[물건이 되도록] 정교하게
접근하자는 쪽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인모 사례]가
재발하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송환시
[대가]는 어떤 형태로든 얻어낸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대가를 끌어낼
것인가.
최선은 국군포로와의 맞교환이다.
그러나 이는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정부도 보고 있다.
전쟁포로와 남파간첩을 교환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 그래서
양쪽 모두 [이산가족의 틀]에 넣어
협상을 진행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우리가 남파간첩을 보내니
국군포로를 보내라]는
직설법으로는 협상이 안되니,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남북에서 이산가족이 되어
오랫동안 떨어져 살아온 이들을
가족의 품에 돌려보낼 사람은
보내고 만나게 할 사람은 만나게
하자]는 식으로 접근해보자는
것이다. 순수 이산
가족 논의자리가 마련될 경우 이
문제를 끼워넣는 방식도
검토대상이다.
정부는 이런 협상의 자리만
마련되면 1차 성공이라고 보고
있다. 협상이 성공되면 더 좋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남북간 접촉의
빈도가 늘어나면 북한이 운을
떼어놓은 올 하반기 남북 고위급
정치회담을 성사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이다.
북한이 과연 호응해올지는 아직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우선
물밑접촉 등을 통해 북한의 진의를
먼저 파악하는 절차를 거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신중을 기하는 또다른
이유는 국내 여론이다. 미전향
장기수 등의 송환문제는 [체제]와
관련된 것이어서 찬-반론이 크게
부딪칠 수 있다. 북한에 식량을
보내는 것과는 성격을 달리하는
문제인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는 시간을 두고
국내 여론의 흐름을 면밀히
검증하면서 다수 여론의 등을 업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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