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에서 흑인을 트럭에 매단 채 끌고다니다 살해한 백인 청
년 재판이 23일 시작되면서 미국의 인종 차별 문제가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22일엔 무장하지않은 흑인에게 41발의 총탄을 퍼부어 사망케 한
뉴욕 경찰에 항의하던 시위대 8명이 현장에서 체포돼 문제가 됐다.

존 윌리엄 킹(24)은 지난해 6월 다른 백인 청년 2명과 함께 제임스
버드(49)라는 흑인을 납치, 집단 폭행한 후 발가벗겨 트럭에 매달았다.
그리고 도로변 배수구에 걸려 머리와 어깨, 오른쪽 팔이 떨어져나가 숨
이 끊어질때까지 4㎞를 끌고 다니다 흑인 공동 묘지에 내다버렸다.

킹은 평소 "흑인과 다른 종자들이 복지 혜택을 갉아먹고 있다"며 흑
인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나무에 거꾸로 매달린 흑인 모
습 등온 몸에 반 유색 인종과 네오 나치 문신을 새기고 다니던 인물이
었다. 이번 사건도 '텍사스 반군'이라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를 구성하
려던 그가 주위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저지른 '한 건'이라고 AP 로이터등
외신은 전했다.

백인 남녀 11명과 흑인 남성 1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사형 또는
종신형 평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백인 우월주의 단체
들은 무죄를 주장하며 잇딴 시위를 벌이면서 무조건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이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몸에 5만 볼트 짜리 충격 벨트를 매
어놓았지만, 킹본인 역시 태연하다. 얼굴을 턱에 괴고 진술하는 등 전
혀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옥중 편지를 통해선 "자랑
스럽게 기억되는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며, "역사적 업적을 이뤘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뉴욕시 맨해튼 시청 앞에선 22일 경찰의 인종 차별에 항의, 도심 길
거리를 가로막고 시위를 벌이던 8명이 체포됐다. 시위대는 지난 5일 새
벽아프리카 기니 출신 아마도 디알로(22) 살해 행위를 규탄하기 위해
인간사슬을 만들어 퇴근 길 브로드웨이에 드러누웠다. 이민 생활 2년
6개월째인 디알로는 사건 당일 모자-장갑 행상일을 마치고 아파트로 돌
아가다 백인 사복 경찰 4명이 무차별 난사한 총탄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은 모두 41발을 발사, 19발이 명중해 디알로는 내장이 성한 곳
이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 채 숨졌다. 경찰은 검문 도중 그가 총을
꺼내려 해 하는 수 없이 발포했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몸에선 아무런
흉기도 발견되지 않았고 전과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술 담배도 하지
않는 독실한 이슬람 교도였던 그는 하루 12시간씩 일해 번 돈을 모두
기니의 가족들에게 송금해온 성실한 청년이었다. 이번 사건이나 지난해
아이티 출신 이민자 에브너 루이마(당시 30세)에 대한 경찰의 가혹 행
위, 버드 살해 사건 등 모두가 명백한 인종 차별이 빚어낸 비극이라며
유색인종 단체와 인권주의자들은 흥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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