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신은 연세대 의대 해부학교실에 기증하고, 예금과 주식 등
재산은 연세대학교에 기증해주기 바란다.".

지난 14일 뇌졸중으로 숨진 내과의사 류광현(80) 박사는 자신의
육체와 재산 전부를 후학과 생리학 발전에 써달라는 유언장을 남겼
다. 류제우(50·미 로욜라대 병리학 교수)-윤희-경희씨 3남매는
19일 류 박사의 모교인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을 찾아와 아버지 류
박사의 시신은 해부학교실에, 재산 7억원은 연세대 김명선재단에 기
증했다.

류씨가 세브란스를 졸업한 것은 지난 41년. 세살 때 아버지가 돌
아가신 후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공부를 계속해 왔다. 세브란스 의대
에 입학한 류씨는 83년 작고한 김명선 박사를 아버지처럼 모시며 의
사교육을 받았다.

우리나라 의학생리학의 개척자인 김 박사는 엄격한 스승이었고,
죽기 전자신의 전 재산을 생리학 발전을 위해 기증해 후배들의 귀감
이 됐다. 의대를 졸업하여 마산에서 '류광현 내과'를 개업한 류씨는
김명선 박사가 숨진 직후 김명선 재단설립을 주도했고, 재단이사로
일해왔다.

그는 83년 생리학 연구지원과 장학사업을 위해 '김명선 기념재단'
에 경남 마산의 임야 5만여평을 기증했다. 지난 1월에는 2억원을 추
가 출연했다.

그리고 세상을 마감하면서 스승의 뒤를 따라 전 재산을 의학발전
에 기증한 것이다. 류씨는 유언장에서 자녀들에게 '장례식은 하지
말고 빈소도 차리지 말라', '내 머리털을 잘라 이것을 내 혼으로 생
각하고 엄마 묘 옆에 묻으라'고당부했다. 다만 장남 제우씨가 국내
에서 거주할 경우에 대비해 아파트 한채만을 남겼다.

제우씨와 윤희-경희씨 3남매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재산을 정
리했고, 세 사람의 이름으로 재산을 연세대에 기증했다. 유언서 한
부도 학교에 전달했다. 윤희씨 등 가족들은 전화통화에서 "아버지의
뜻에 따랐을 뿐"이라며 "아버지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원치 않으
실 것"이라며 취재를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