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통역사 겸 배우 배유정(35)씨는 요즘 방송인으로 더 알려져
있다. MBCFM '배유정의 음악살롱' DJ와 SBS 아침방송 '출발! 모닝
와이드'(오전 6시)MC로 동분서주한다.
지난주 그는 방송에서 모처럼 영어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잡았
다. 15∼21일 주한 외국대사 부인 7명을 매일 한명씩 초청한 설날
기획특집 '배유정의 음악살롱'에서다. 크리스틴 보스워스(미국) 캐
롤린 맥기(뉴질랜드) 이브 트레자(이탈리아) 욜란다 켐프 스피스
(남아공) 파멜라 브라운(영국) 타니아세하(브라질) 메이린 유가링
감(말레이시아)씨를 비롯한 각국 대사 부인들을 맞아 유창한 영어
솜씨로 대화를 이끌었다. 대사 부인들은 자기 나라 문화와 여성 지
위, 가정생활과 요리 솜씨를 얘기하고 노래도 신청했다.
트레자 이탈리아대사 부인은 "한국서 팔리는 피자나 스파게티는
미국화한 음식"이라며 "이탈리아 음식은 이탈리아에서 나는 재료로
만들어야 제맛이 난다"는 신토불이론을 폈다. 비틀즈 '예스터데이'
와 에디트 피아프 '사랑의 찬가'를 신청한 브라질 대사 부인은 "운
전기사가 권했다"며 뜻밖에 '몽금포 타령'을 틀어달라고 했다. 브
라운 대사부인은 달빛 아래젊은 처녀를 유혹하는 가사가 서정적이
라며 '강원아리랑'을 청했다.
잘못된 우리 관행을 꼬집는 대목도 있었다.
"한 대사 부인은 휴가때 서울에서 익힌 '끼어들기' 운전실력을
본국에서 발휘했다가 다른 운전자에게 엄청나게 욕먹었다고 하더군
요.".
'준외교관'에 속하는 외교관 부인인 만큼 방송에서 공식적으로
할 수없는 얘기도 건넸다.
"노래가 나가는 동안 대사 부인들이 한국에서 생활해보니 여성
들 지위가 아직도 많이 낮은 것 같다며 걱정하더군요.".
배씨는 "제3자 눈을 통해 우리를 객관적으로 볼 기회가 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