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저 꿈만 같아요.".

지난 93년 귀순한 박수현(33·경희대 한의대 본과3년)씨는 설 연휴
마지막날인 17일 뜻밖의 손님을 맞았다. 강인덕 통일부 장관이 박씨
집을 찾아와 위로한 것. 통일부 장관이 명절날 귀순자의 집을 직접 찾
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씨의 부모와 3형제도 작년 4월 북한을 탈출, 몇달간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지난달까지 모두 귀순, 온가족 상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설

을 전후해 정부기관에서 조사중인 부모와 형제들을 차례로 만난 박씨

는 "살아오면서 제일 값진 선물을 받았다"며 상기된 표정이었다.

강 장관은 "정부에서 특별대우는 못해주더라도 같은 동포로서 신경
쓸테니 열심히 살아달라"고 부탁했다. 박씨는 "우리 가족이 모두 자유
의 품에 안기게 된 것은 주위 도움없인 불가능했다"며 "반드시 은혜를
갚겠다"고 다짐했다.

철들고 난 뒤 온가족이 모두 모였던 적은 80-89년 두번 뿐이었다는
박씨는 "세살배기 아들 홍근이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부르며 마음껏 재
롱을 부릴날이 기다려진다"고 10년만의 온가족 상봉을 고대했다. 그는
대학졸업후 한의원을 개업, 부모형제와 다시는 헤어지지 않기로 가족
들과 굳게 약속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