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개혁 신념으로 걷고 또 걷는다...견딜만 해" ##.
정치자금 개혁을 요구하며 걸어서 미국 대륙 횡단에 나선 도리
스 해독 할머니는 지난달 24일 캘리포니아 남부 모하비 사막을 지나
다 89회 생일을 맞았다. 사막의 세찬 모랫바람을 헤치고 13일 현재
애리조나주를 지나고 있다. '디 할머니(Granny D)'로 불리는 여사의
최종 목적지는 수도 워싱턴 국회 의사당이다. 4천888㎞를 걷는 일정
이라 할머니의 모험은 올 11월까지 계속된다. 지난달 1일 캘리포니
아 패서디나를 출발, 한달 보름째 도보 행군을 하고 있는 할머니와
전화로 얘기를 나눴다.
--길에서 생일을 맞았는데.
"아주 좋다. 거울속의 내 얼굴이 온통 쭈글쭈글 주름투성이다. 그
렇다고 슬퍼할 게 뭐 있나.".
--건강은.
"관절염 때문에 조금 고생이다. 등과 왼발이 쑤시지만 견딜 만하
다. 진통제 알약을 먹고 있다. 2월초 겨울밤을 침낭 속에서 보내다
독감에 걸려 며칠 병원신세도 졌다. 다리 힘을 잃지 않으려고 병원
복도를 계속 걸어다녔다.".
--얼마나 걸었나.
"5백여㎞ 걸었다. 지금은 애리조나에 있다.".
--하루에 얼마씩 걷나.
"16㎞ 정도이다. 몸을 생각해서다. 그날그날 날씨를 봐가며 조절
한다. 햇볕이 따가운 점심 무렵은 피한다.".
--코스는.
"전문가들이 조절해 주었다. 11개주 220개 마을을 지난다. 겨울
에는 눈을 피해 남쪽으로 걷고,여름에는 선선한 북쪽으로 이동해 걸
을 예정이다.".
--힘들지 않나.
"매일 적당한 거리만 걷기 때문에 전혀 피곤하지 않다. 늙은 몸
이란 걸 알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하고 있다. 모하비 사막을 건널
때 외에는 별로 힘들지 않았다. 정치개혁 단체에서 마련해 준 밴 한
대가 나보다 1∼2㎞쯤 앞서 간다. 마을을 지날 때면 내 웹사이트
(www.grannyd.com)로 도착 소식을 접한 마을 주민들이 나와 따뜻이
맞아준다. 릴레이식으로 마을을 연결해 잠자리도 마련해 준다. 식사
도 대접받고 있다. 힘이 불끈 솟는다.".
--배낭에는 무엇이 들어있나.
"침낭과 우비, 갈아입을 옷 한벌이 있다. 옷 두벌로 1년을 버텨
야 하기 때문에 틈틈이 빨래를 한다.간식도 넣고 다닌다.무게는 10㎏
쯤 된다.".
--왜 사서 고생하는가.
"교외에서 여행복 차림에 지팡이를 짚고 국도변을 걷는 노인을
만났다. 처음에는 도대체 저 늙은이 뭐 하나 싶었지만 곧 무릎을 치
게 됐다. 신념 때문이다. 대기업, 노조, 이익단체 등이 정당에 무제
한 기부할 수 있는 '소프트 머니'를 뿌리뽑아야 한다. 내가 1마일
(1.6㎞)을 걸을 때마다 한 사람씩 선거자금법 개혁 지지서명을 보내
고 다시 열 사람씩만 설득해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정치개혁 운동을 한 지는 오래 됐나.
"3년쯤 됐다. 성격이 워낙 극성이라 여러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편이다.".
--그전에는 뭘 했나.
"비서로 일했다. 마지막으로 있던 신발회사에서는 20년 넘게 근
무했다. 62년간 해로한 남편 제임스는 93년에 먼저 보냈다. 전기 기
술자였던 제임스도 무척 적극적인 사람이었다. 젊어서는 둘이 여행
을 많이 다녔다. 자식은 1남1녀, 손주는 8명, 증손주는 10명 뒀다.".
--이번 여행에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
"처음에는 붙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애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걷
기 연습에 들어갔다.".
--자기 관리는 어떻게 하나.
"할머니 19명이 회원인 '화요일 아침 공부 모임'에 나간다. 길
떠나기 전까지는 미국 역사, 남북 전쟁에 대해 배우고 토론했다. 정
신을 맑게 하기 위해 '스크래블(낱말게임)'도 즐긴다.".
--동행자가 있나.
"밴 운전기사 말고 더그 밴스라는 젊은 자원봉사자가 함께 걷고
있다. 처음엔 며칠만 해 보겠다고 하더니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같
이 가겠다고 했다.".
--젊은 세대에게 충고할 말이 있다면.
"'매일 걷고 담배는 당장 끊어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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