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도자기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커다란 보람을
느낍니다.".
한국도자기㈜ 디자인실장 이현자(52·여) 이사는 영국과 독일 등
쟁쟁한 업체를 제치고 로마교황청 납품건을 성사시킨 숨은 공로자다.
교황의 친필 사인이 들어가는 국빈용 그릇과 기념품을 납품하게
된 것도 3년전 이 회사가 소량 기증한 식기세트 '트리톤' 디자인에
교황청이 크게 만족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디자인실 직원은 웬만한 중소기업 규모인 50명에 이른
다. 충북 청주의 생산공장에서 3층짜리 별도 건물을 쓰고, 컴퓨터나
사무기구 구입때도 최우선 혜택을 받는다. "도자기는 디자인이 생명"
이라는 그의 주장에 회사측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화여대 생활미술과를 나온 이 이사는 대학강사와 연구원 생활을
하다 김성수(51) 현 한국도자기 사장을 만나 결혼했다. 하지만 그는
'오너의 부인'이 아니라 재학시절부터 상공미전 특선, 대한민국미술
대전 입선 등 떳떳한 실력을 바탕으로 직원들을 이끌고 있다.
이 이사의 작품은 '본차이나'로 대표되는 식기세트. 20년 넘게 팔
리고 있는 '옥자'-'십장생', GD(우수디자인) 마크를 받은 '오키드',
창립50주년 기념작 '모닝캄' 등 베스트셀러가 모두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청와대에도 26년째 식기세트를 납품하고 있다.
교황청이 보내온 고유 디자인을 접시류 제작에 맞게 변형하느라
바쁜 그는 "지금까지 만들어온 전통문양에다 서구인의 취향을 접목,
세계시장에 자랑스레 내놓을 도자기 명품을 탄생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