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재회담은 쉽게 성사될 수 있을까. 여야는 일단 정무수석 교
체를 계기로 대화의 물꼬는 텄으나, 아직 그간의 간격을 좁히지 못하
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국민회의 정균환 사무총장은 9일 "해답은 한
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자세가 바뀌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쏘았다.이에
대해 한나라당 신경식 사무총장은 "야당 탓 말고, 김대중대통령이 야
당 파괴를 않겠다고 선언하라"고 맞받아쳤다.

◆ 국민회의 =정균환 사무총장은 "이회창 총재는 지금 총재회담
을 할 생각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 총재의 자세변화 없
이는 꼬인 정국이 풀릴 리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 총재는 마산 집회때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해주면 총재회
담을 하겠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인정하겠다'고 하니, 제2, 제3의
조건을 내걸었다"고 했다. 정 총장은 또 "최근에는 야당의원 영입은
안된다고 해서, 대통령의 약속으로 그러겠다고 하니 또 새 조건을 내
놓고 있다"면서, 야당이 내거는 조건이라는 게 총재회담을 않기 위한
명분용이라고 주장했다.

정 총장은 "지금 이 총재는 (장외집회를 통해) 비주류의 목줄을 죄
려는 것"이라면서, "노래방에 가서 (주류들만) 마이크 잡고 노래 부르
고, 비주류는 박수치게 하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또 "그렇게 해서 국
세청사건도 피해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 총재가 내심 진정으로 요구
하는 것은 세풍사건 유야무야와 동생 회성씨 문제라는 시사도했다. 국
민회의는 8일 "세풍에 대한 정치적 타협은 없다"고 선을 그은 터다.

정 총장의 비난은 더 이어졌다. 그는 "한나라당은 IMF 시대에 구조
조정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을 찾아다니며 장외투쟁을 하고
있다"면서, "더구나 지역감정까지 부추기면서 망국적 행위를 하고있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총장은 그러나 국민다수는 결코 동의하지 않
을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준엄하게 심판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국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을 예견케 하는 인식이다.

◆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여야 총재회담이 성사되지 않고 있는
것은 여권이 믿음을 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신경식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총재가 변하려 해도 믿을 수
가 있어야 변하지…. 겉다르고 속다르게 하는데 누가 믿을 수 있느냐"
고 되받았다. 그는 "작년 11월 총재회담에서 야당을 동반자로 예우하
겠다고 해놓고 1주일도 안돼 국민회의에서 딴 이야기가 나왔다"며 "중
요한 것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무대 바닥에는 동서화합이니 지역연
합이니하는 그림을 깔아놓고 무대 위에선 빨간 꽃도 꺼냈다가 노란 꽃
도 꺼냈다가 하며 춤을 추는데 어떻게 믿느냐"는 말도 했다.

신 총장은 여권이 야당의원 영입과 인위적 정계개편을 않겠다고 하
는 것은 전략상의 변화일 뿐, 근본적인 자세는 바뀌지 않고 있다고 주
장한다. 여권이 민심이반으로 개별 영입이 불가능해지자, 동서화합 등
을 내세워 야당을 분당시키는 쪽으로 전략수정을 한 것에 불과하다는
인식이다. 그는 따라서 "여권이 진정 총재회담을 하겠다면 내년 총선
때까지는 동서화합이니 지역연합이니 하는 야당 파괴적 정계개편을 포
기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천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도 김대중대통
령이 직접 하면 가장 좋고,아니면 청와대 대변인이 나서서라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총장은 여권이 주장하는 '세풍사건 일괄타결 요구설'에 대해서
도"이 총재는 동생 회성씨 문제를 정치적 흥정이나 타협대상으로 삼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비주류 견제를 위해 강공일변도로
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여강공을 통해 견제해야 할 정도로
조직화돼 있거나 세력화돼 있는 비주류는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