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특별전'을 찾은 관객들은 마법에 빨려든 듯 전시장을 흐른
다. 교과서에서 본 그 유명한 작품 '황소', 알몸 아이들이 물고기와
게와 뒤엉켜 놀고 있는 평화로운 수채화들, 그리고 일본으로 떠나보낸
아내와 두 아들에게 보낸 애틋한 사랑의 엽서-편지들, 미치지 않았다
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린 '자화상'.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02-734-6111∼3)에서 지난달 21일부터 열
리고 있는 이중섭전에 8일까지 모두 3만 454명의 관객이 찾아 대성황
을 이루고 있다. 주말인 지난달 23일에는 최고 2376명이 몰려 30여분
씩 길게 줄을 서 기다려야 관람할 수 있을만큼 열기가 뜨겁다.
이화익 갤러리현대 디렉터는 "작품성도 물론이지만, 마치 한편의
드라마같은 이중섭의 삶과, 그것이 반영된 독특한 화풍에 관객들이 매
료되는 것 같다"며, "주부와 대학생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어
려운시대 부자의 정을 담은 작품들을 보여주기 위해 주최측은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 '소년의 집'원생 460명을 초청, 관람토록 했다. 2월
개학후에는 초-중-고 학생 단체관람도 줄을 잇고 있다.
이중섭의 친구이기도 한 원로화가 박고석(82)은 휠체어를 타고 눈
물을 글썽이며, 전시장을 둘러봤다. 거동이 불편함에도 방명록에 알듯
모를 듯한 사인까지 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 전시회는 근대화가로는 처음으로 이중섭이 '1월의 문화인물'로
선정된 기념으로 이중섭기념사업회(회장 구상)가 주최하고 조선일보사
가 후원한 전시다. 이중섭 작품 소장자들 협조를 얻어, 전설 속 이중
섭(1916∼1956) 삶과 예술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
13년만에 열린 이중섭전에 대한 기대 이상의 뜨거운 반응 때문에
주최측은 당초 21일까지 예정됐던 전시기간을 3월 9일까지 연장했다.
또 14일부터17일까지 설 연휴에도 계속 문을 열어 가족단위 관람을 할
수있도록 했다.
주최측은 매일 오후 2시부터 30분 가량 진행되는 '갤러리 투어'를
통해 이중섭 작품세계 이해를 돕고 있다. 전시기간 중에 최석태(미술
평론가) 유홍준(영남대 교수)씨 등의 특별강연도 마련하고 있다. 관람
료는 일반 3,000원, 초-중-고교생 2,000원, 단체(20인 이상) 1,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