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청계산 옛골까지 버스를 타고 갔다. 일요일 아침이라 버스
안은 등산객들로 붐볐다. 버스는 앞뒤로 매우 흔들렸다. 나는 한 손으
로 의자에 붙어 있는 손잡이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윗쪽 손잡이를
잡고 서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는 5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한 남
자 등산객이 의자손잡이 하나만 잡고 서서 가고 있었다. 그 등산객은
버스가 흔들리는 대로 같이 흔들리면서 자꾸 팔꿈치로 나를 밀어댔
다. 마른 체구라서 그런지 팔꿈치가 닿을 때마다 아팠다.

그는 등에 맨 배낭에 대해서는 아예 의식하지 않는 듯했다. 배낭에
붙은 플라스틱 장식과 배낭 속 딱딱한 내용물이 내 옆구리와 팔뚝 쪽
에 부딪혀 올 때마다 고통스러웠다.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아저씨, 버스 흔들리는 대로 흔들리지 말고 손잡이를 두 손으로
단단히 잡아주세요. 밀 때마다 아픕니다.".

그랬더니 대답은 큰소리가 되어 돌아왔다.

"버스가 흔들리는데 난들 어떻게 하란 말이오? 난들 밀고 싶어서
미나? 이 양반이 버스 처음 타나.".

서양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질색을 하는 것이 바로 길거리에서
부딪히고 지나가고, 또 부딪혀 놓고도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이다. 서양
사람들이나 가까운 일본 사람들만 해도 서로 스쳐지나가면 몸이 닿기
도 전에 "실례합니다. 미안합니다"가 자동적으로 나온다.

우리나라가 인구 밀도가 높고 바쁘게 돌아가는 곳이라는 것으로 변
명이 될 문제가 아니다. 되도록 남과 부딪히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부득이 부딪혔을 때는 반드시 사과를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본다.
( 강신영·47·㈜시즈 전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