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백화점, 서비스 아카데미·사이버 강좌 통해 예절 전파 ##.

♧ '역지사지'.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금강개발산업㈜ 현대백화점
연수원 9층 복도에 걸려 있는 커다란 액자의 내용이다. 서비스업종 종사
자들에게 '역지사지' 만큼 필요한 덕목이 있을까. 아니 굳이 서비스 관
련 업종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널리
퍼진다면 세상은 달라질 수 있을 것같다.

연수원 부설 '서비스 아카데미' 교육장에는 강의실 양쪽 벽에 거울이
설치돼 있다. 지난 1월 28일 이곳에서는 과장·차장급 이상 간부사원 20
여명이 매장에 서있는 자세를 교정받고 있었다. "손은 계란을 쥔 것처럼
동그랗게 말고, 발 뒤꿈치는 붙이세요.".

천호점의 가전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이완구(42) 과장은 "VTR을 통해
내 모습을 보니 표정과 목소리가 너무 경직돼 있는 것을 알았다"며 "표
정 하나에도 프로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인사법은 물론,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친절한 말씨, 좋
은 인상을 남기는 전화예절, 워킹 훈련 등 예절과 관련된 모든 것을 교
육하고 있다. 이들은 하루 9시간, 3일간의 '강훈'을 마친 후 각 점포별
로 돌아가 오전 10시30분 백화점 개장 직전에 갖는 아침 조회시간 등을
통해 시범을 보이며 직접 전파한다.

현대백화점측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글로벌 에티켓 운동과 관련, 고
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센터에도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40명씩 신청
을 받는 8주 과정에 호응도가 너무 높아 지난 1월 25일 끝난 4기까지 160
명의 고객이 7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내고 에티켓 교육을 받았다.

수능시험이 끝난 수험생들 420명이 이미 예절에 맞는 면접시험 요령
을 배웠고 서울여대를 비롯한 대학과 서대문구청이 간부 교육을 위탁해
놓고 있다. 올 여름에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예절교육을 가르칠 계획
이다.

백화점측은 글로벌 에티켓 운동이 확산된 이후 '사이버 강좌'라는 사
내 전산망을 가동하고 있다. 조선일보에 연재중인 사례담을 주로 올리는
이 강좌는 서울지역에서만 하루에 800∼900여명이 조회하는 놀라운 참여
율을 보이고 있다. 코너를 담당하고 있는 김경호 차장은 "혹 빠뜨리는
날은 왜 안띄우냐는 문의 전화도 온다"며 "최근 울산 출장 때는 노트북
을 이용, 호텔에서 띄우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신촌점의 경우 보통 사내 정책이나 공고 사항이 차지하던 사내 월보
1면에 글로벌 에티켓 운동의 적극 동참 내용이 오르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측이 '서비스 아카데미'와 함께 시행하는 것이 고객만족
(CS) 모니터링 제도다. 전문 컨설팅사에 의뢰, 외부 모니터 요원들을 고
용해 직원들의 친절도를 감시하고 이를 매달 자료로 분석, 서비스 개선
에 반영하고있다. 일종의 '암행어사'라고 보면 딱 맞다.

모니터 요원들은 고객을 가장해 장시간 이옷 저옷을 입어본 뒤 정작
사지도 않거나, 반품해 달라며 물품을 내던지다시피 하면서 점원을 당혹
스럽게 한 뒤 반응을 체크한다. "이밖에도 복장상태, 인사, 응대, 매장
청결, 고객약속 등 32가지 포인트를 중심으로 전 매장을 훑는다"고 CS팀
의 김정배 과장은 귀띔했다.

점검된 사항은 전부 점수화돼 전국 11개 점은 물론, 총 392개 PC(Profit
Center)별로 순위가 매겨진다. 지난해 12월은 전체적으로는 서울 압구정
점이, 서너개 매장을 한데 묶은 단위인 PC중에는 천호점 아동 파트가 1
위를 차지했다. 모니터 요원이 언제 오는지는 CS팀 외에 절대 비밀. 점
수가 계속나쁜 매장은 아예 하루 폐쇄하고, 블랙 리스트에 올라 퇴사한
사원은 전국 어느 곳의 현대백화점이든 재입사할 수 없게 돼 있다.

압구정 본점의 잡화파트장인 임현업(40) 차장은 "명찰도 가로 7㎝,
세로 3㎝로 종전보다 30%쯤 키워 멀리서도 이름이 잘 보이게 하고 있다"
며"지금까지의 소극적인 '고객 만족'을 넘어 적극적인 '고객 감동'을 기
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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