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뇌부부터 평검사까지 처음으로 한자리…비공개 진행 ##.
"오늘은 검찰이 죽느냐 사느냐가 판가름나는 날입니다.".
2일 오후 2시 55분부터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지검-지청 차장 및 수석검사 회의'에 참가한 한 검사는 비장한 목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전날인 1일 오후 서울과 부산 등 일부 지검 검사들이 검찰총장
용퇴와 검찰 중립화를 주장하며 집단 서명운동을 벌인 뒤 수뇌부의
제안으로 열린 회의였다. 검찰 사상 처음으로 평검사까지 대검에
모인 회의였다. 당초 3일로 예정됐으나 다른 지방으로 서명운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수뇌부가 이날 새벽 긴급히 날짜를 앞당겼다.
지방에서 부랴부랴 달려온 검사들 80여명의 얼굴엔 대부분 무거
운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회의장도 바닷속처럼 침묵이 깔렸다.
대회의실 중앙에 자리한 검사들은 옆자리 동료들과 가벼운 악수
만 나눴을 뿐이다. 검사들과 마주보는 단상 쪽에 앉은 대검 수뇌부
도 마찬가지였다. 서로 정면을 응시하지 못하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검의 이원성 차장과 그 뒤에 도열해 앉은 7명의 검사장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말이 없었다.
오후 2시 55분 국민의례후 단상에 선 이 차장은 "최근의 사태에
비통함을 금치 못합니다"고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 차장의 목소리
는 가늘게 떨렸다.
목소리를 가다듬은 이 차장은 "회의는 시간 제한이 없다"며 "여
러분 주장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발언
내용으로 일신상의 불이익이 없다는 것은 내 목숨을 걸고 보장한다"
는 이차장의 말을 끝으로 회의는 비공개로 시작됐다.
서로 마주할 뿐 잠시 더 무거운 침묵이 흐르다가 일선 검사들의
거침없는 주장이 시작됐고, 일선 검사와 수뇌부 간의 그야말로 '난
상토론'이 벌어졌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회의전 한 검사는 "검사들의 생각과 주장을 모두 수뇌부에 전달
할 것"이라며 "대화가 어렵다면 준비한 서명 문건을 읽을 것"이라
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수뇌부는 그러나 "이번 회의로 수뇌부와
일선 검사들의 막혔던 의사가 소통되고 사태는 매듭지어질 겁니다"
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대검 소속검사들이 회의장을 분주하게 들락
거리며 회의 내용을 8층 검찰총장실로 전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오늘이 검찰 조직 장래의 고비이지만, 검찰
역사상 길이 남을 날이기도 하다"며 "오늘의 아픔이 검찰의 중립화
와 발전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