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교체후 신구실세 갈등 잠복...사표요구로 폭발 ##.
심재륜
대구고검장의 항명 파동을
계기로 [정치검사]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역대 정권마다 시비가 돼
왔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도 정치적 사건이나
시국-공안 사건 등에서
검찰의 [이중 잣대]는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5∼6공 시절만
하더라도 정권의 [악역]을
검찰만이 떠맡은 것은
아니었다. 정권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축으로 안기부가
있었다. 오히려 [권력의
칼]이라는 측면에서의
무게중심은 검찰보다
안기부에 있었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검찰의
정치적 편향성은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권 들어
심화됐다는 게 법조계
주변의 대체적 의견이다.
안기부의 정치개입이
줄어들면서 그 공백을
검찰이 메우는 형국이
되고, 자연히 검찰의
모습이 부정적으로 비치는
빈도가 늘어난 것이다.
김영삼 정부 중반기 들어
이른바 [역사
바로세우기]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전두환-노태우
비자금사건과 5·18
재수사, 선거사범 처리
등에서 검찰의
PK(부산-경남)출신
수뇌부의 정치적 중립성이
문제됐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 못 한다}고
하다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전-노씨를
군사반란 수괴로 처벌하는
등 검찰권이 춤을 췄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김대중 정부
들어서도 이와 비슷한
시비는 계속됐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정치권
사정과
세풍-총풍수사가
본격화하면서 표적-보복
수사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대중 정부의 검찰에서
먼저 주목할 점은 검찰
수뇌부가 유임됐다는
점이다. 전임 정권에 의해
임명된 김태정
총장이 자리를 지키면서
수뇌부 라인이 큰 변화
없이 유지된 것이다.
검사장급 이상의 검찰
고위직 인사도 큰 물갈이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요직을 중심으로 상당한
[권력 교체]가 진행된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권력
핵심의 역전으로 자연히 구
실세와 신 실세 사이의
갈등이 계속 잠복해 왔다.
그러나 검찰의 내부 갈등은
이종기 변호사
수임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폭발했다.
검찰 수뇌부가
떡값, 향응을 받은
검사들에게 사표를
요구하면서 불만이
노골적으로 터져나온
것이다. 일부 검사들은 {김
대통령이 이번 사건으로
법조 개혁을 강도 높게
요구하자, 김 총장 등
수뇌부가 후배검사들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고 반발했다.
떡값을 이유로 부하에게
사표를 요구하려면
수뇌부가 먼저 몸을 던져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검사 소환이 본격화되면서
8월의 총장 임기만료를
겨냥한 [빅딜설]도
터져나왔다. 수뇌부가 이번
사건을 통해 총장 후보군을
정리하려 한다는
의혹이었다.
물론 이같은
설들은 [이종기 리스트]에
오른 당사자들의
피해의식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심 고검장의 [폭탄선언]은
이같은 일각의 분위기를
읽은데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그래서 제기된다.
당연히 그의 행동에
대해서도 검찰 내부에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신
실세로 떠오른 검찰
간부들은 입을 모아 그의
[부도덕성]을 공격하고
나섰다.
반면 한직에 밀려나 있는
구 실세들은 대부분 심
고검장에 대해 [심정적
동조]를 보여 대조를
보였다.
서울지검의 한 소장 검사는
{큰 틀로 보면 영-호남
정치권 싸움이 검찰을
이렇게 만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이
흔들리고, 그러다 보니
이런 사태까지 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뜻 있는 법조계 인사들은
이번 사건이 검찰 내부의
권력 투쟁이나 감정
싸움으로 귀결되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누가 정권을 잡든 검찰의
정치적 독립과 중립성이
확보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논의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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