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고온이라지만 실직가정에게는 올겨울이 유난히 춥다. 우리 할머
니들은 "쌀한가마니와 김장김치만 있으면 한겨울을 너끈히 보낼수 있다"
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입춘을 일주일 앞두고 원광기(58·잠실교회)목사가 느끼는 감회는
남다르다. 국내 개신교 최대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사회부장으
로서 지난 12일 '실직가정 겨울나기 쌀 한가마니 돕기'운동을 마무리지
었기 때문이다.
"교회 10가정이 실직 1가정을 도와줍시다." 예장총회는 이런 표어로
매칭펀드 방식을 최초로 채택했다. 신자 10가정이 1만원씩 10만원을 모
으면 실직가정돕기범국민운동본부가 5만원을 보태 15만원을 실직가정에
지급하는 방식. 15만원은 쌀 한가마니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십시일반에서 아이디어를 따왔습니다. 1만 가정 돕기를 목표로 했
는데7,254가정 밖에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원 목사는 기독인들의 이웃
사랑 열기를 확인할수 있었지만 손길을 기다리는 실직가정이 너무 많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총 10억8천만원을 모아 수혜자 선정에 특히 신경을 썼다. 대상자를
신자와 일반주민 반반씩으로 했고 전달과정을 최대한 투명하게 했다고
밝혔다.
예수교장로회는 이밖에 890가정에 생필품을 지원했다. 쌀만 가지고
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나 실직가정의 겨울나기가 힘들다는 고민을 하다
가 실업극복국민운동본부의 지원 프로그램을 받아들였다. 10만원짜리
농협생필품 구입권을 3번에 걸쳐 나누어 주었다.
몇년째 계속해온 북한돕기도 처음으로 범교단적으로 실시했다. 15만
점의 옷가지를 모아 지난 22일 북한에 보냈다. 각 교회 유치부에서 노
년부까지 헌옷 뿐만아니라 새 양말이나 속옷들을 모았다. 모두 12개 컨
테이너이로 우리민족서로돕기, 한문화운동, 천도교에서 3개분을 채웠
다. 특히 헐벗은 북한 어린이들용 옷이 많았다.
원 목사는 이번 '겨울사업'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개신교는 그
동안 선교만 외치고 대사회 활동에는 소홀했습니다. 이번 운동으로 신
자들이 남을 돕는 기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것이 IMF가 한국교회
에 준 선물이라고 말했다. 한예로 484가정을 도왔던 잠실교회는 신자들
이 2월부터 매일 쌀 한가마니 나누기 운동을 펼치자는 제안을 내놓았고
이미 1년치에 해당하는 365가마분의 금액이 걷혔다고 한다.
유의웅(57)예장 총회장은 "어려움을 나누고자 하는 교회들의 협력에
감사한다"면서 "일시적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복지활동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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