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와 한은이 국회 환란청문회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측
은 97년 11월 외환위기 상황에서조차 한은법 개정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소모전을벌일 정도로 라이벌 관계. 업무가 겹치는 부분이 많은 것이 가
장 큰 이유다.
25일 청문회 첫날 증인으로 출석한 정규영 한은 국제부장의 증언을
국회 폐쇄회로 TV를 통해 지켜본 재경부 출신 증인-참고인들은 어이없
다는 표정을 지었다.
"외환위기 도중 재경원 김석동 외화자금과장이 '앞으로는 내 지시만
따르라'고 시장개입을 지시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정 부장이 "그렇
게 기억된다"고 대답하자 재경부 관리들은 "어어, 저 사람 봐"라며 손
가락을 올렸다. 정 부장이 "강경식 전 부총리가 외환위기 대책회의에서
'어떻게 창피해서 IMF에 가느냐'고 발언했다"고 진술하자 재경부 간부
들은 "그런 말은 결단코 못들었다"며 흥분했다.
외환위기 직전인 97년9월 한은 조사부가 작성한 핑크빛 경제전망 보
고서가 언론에 공개돼 청문회에서 추궁을 받자 한은은 재경부가 언론에
흘렸다고 의심했고, 재경부 관리들은 "또 피해의식이 발동한 모양"이라
고 맞섰다.
국회 관계자는 청문회에 증인과 참고인으로 나온 재경부와 한은 간
부들이 대기실에서도 서로 접촉을 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