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아(27)는 조각가 손길을 기다리는 대리석같다. 요조숙녀처럼
다소곳이 미소짓다가도, 금새 애첩처럼 교태를 부린다. 빚는 사람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신할 채비를 갖춘 듯하다.

몇달새 그는 도도한 커리어 우먼(SBS '미스터 큐')에서 엘리트
검사(MBC '애드버킷')로, 또 밤무대 댄서(KBS '종이학')로 얼굴을
바꿨다. 밋밋했던 연기도 차츰 자리를 잡아가며 물이 오르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변신이 당혹스러울 법한데, 그는 "작품이 다르고

캐릭터가 다른데 헷갈릴 게 뭐있냐"고 반문한다. 오히려 평범한 역

은 하기 어려울 것같다고 자신을 보인다.

"개성 강한역을 맡은 덕분에 운좋게 '눈속임'을 할 수 있었지요.

덕분에 연기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데뷔초부터 그는 "예쁘게만 보이려는 여배우는 싫다"며 고집부렸
다. 송윤아는 요즘 '춤바람'이 났다. 탱고, 룸바는 물론 자이브, 파
소도블같은 고난도 춤솜씨도 그럴듯하다. 밤무대 댄서 차연희로 나
선 '종이학'을 위해 무도학원까지 다니며 교습을 받았다. 이 배역에
기울이는 그의 애정은 각별하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여동생 학비를 대기위해 술집까지 흘러들
어온 곡절많은 인물입니다.".

95년 KBS 슈퍼 탤런트 금상을 수상한 그는 작년 '미스터 큐'이후
스타 대열에 들어섰다. 이제는 화장품 커피 가구 의류 구두 상품권
까지 CF만 5개를 맡았을 정도로 잘 나가는 모델이다.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새벽에 나가 며칠밤을 새는 일도 허다하다.

그러나 그의 강행군은 당분간 계속될 것같다. MBC 드라마 '왕초'
(3월 방송 예정)에선 거지왕 김춘삼(차인표) 애인인 기생 연지로 캐
스팅됐다. 부잣집 딸로 태어났지만 집안이 몰락해 기생으로 나섰고,
김춘삼만을 사랑하는 청순한 여인이다.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3년 휴학. 168㎝ 늘씬한 키에 시원시원한
눈매가 돋보이는 미인이지만 외모에는 만족못했다.

"톡톡 튀는 신세대적인 맛은 없어요. 그래서 연기에 더 몰두하는
지 모르겠네요." 그는 "촬영에 들어가면 나는 잊어버리고 배역에 빠져버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