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국가대표 이동수(삼성전기·25)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다. 97∼98년 세계 랭킹 남자복식 1위였고,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
영오픈 98년 챔피언에 올랐던 이동수는 유럽과 동남아에선 알아주는 배드
민턴 스타. 준수한 외모로 뭇 외국 여자선수들의 애를 태우는 '오빠'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아시안게임부터 되는 일이 없다.

당연히 금메달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했던 남자복식에선 동메달에
그쳤고, 혼합복식에선 결승까지 올랐지만 '동방불패' 김동문-나경민조에
완패해 병역혜택도 없던 일이 됐다.

화불단행이랄까. 2년간 짝을 이뤘던 파트너 유용성마저 후배들에게
빼앗긴 뒤, 코리아오픈서는 4강문턱도 밟지 못했다. 게다가 근육 부상까
지 겹쳐 대만오픈엔 출전도 못했다.

이동수는 최근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고 한동안 잠적하기도 했다.

14년간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삼성전기 한성귀 감독은 "모든 선수
들이 겪는 슬럼프지만 중요한 고비에서 좌절했기 때문에 남보다 상처가
컸을 것"이라고 이동수의 마음을 헤아리면서도 "본인 스스로 극복하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