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3일 오전
신년인사차 노태우 전 대통령을
연희동 자택으로 예방했다. 두 사람은
한나라당 신경식 사무총장, 하순봉
총재비서실장, 안택수 대변인 등을
배석시킨 가운데 여야관계와
지역감정 등을 주제로 30여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가뭄 때문에 걱정이라고 말을 꺼낸 노
전대통령은 "집안이나, 사회, 나라
일이 싸워서 잘 되는 것이 없다"며
"서로 참는 게 참용기이고, 나라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노 대통령
시절에는 야당에게도 여유를 갖고 잘
대해줬던 것 같은데, 요즘은 야당을
숨쉴틈 없이 몰아세우고 있다"며
"싸우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이 편안할 텐데 권력이 너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노 전대통령은 "내가 집권했을 때도
고질적인 정치풍토를 바꾸려고
노력했었다"며 "야당은 두드릴수록
강해진다는 말의 뜻을 잘 새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감정도 화제에 올랐다. 이 총재는
"최근 들어 지역감정과 국론분열이
더 심화된 것 같다"며 "24일 여는
마산집회에서도 불상사가 우려돼
청년당원들을 질서유지에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노 전대통령은 "만델라 전기를 읽고
나서 김 대통령 측근에게 동양의
만델라가 돼서 지역감정을 없애는 데
노력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도 그런 노력을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에 앞서 13일과 14일에는
전두환, 김영삼 전 대통령도 각각
예방했었다.